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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행진’ 성남의 중심엔 소리치는 정경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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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행진’ 성남의 중심엔 소리치는 정경호가 있다

입력
2020.06.01 15: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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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의 정경호 코치. 성남FC 제공
성남FC의 정경호 코치. 성남FC 제공

K리그1(1부리그) 성남FC의 기세가 무섭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올 시즌 승격한 광주FC를 2-0으로 잡더니, 인천과 강원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며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지난 31일에는 강팀 서울을 1-0으로 꺾으며 순식간에 리그 3위에 올라섰다. 지난 시즌 9위에 머물렀던 팀이라고 보기엔 믿기 어려운 상승세다.

성남 돌풍의 중심에는 정경호(40) 수석코치가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 뛰었던 정 코치는 2014년 울산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2019시즌 상주상무에선 K리그 최고의 전술가라고 불리며 많은 인정을 받았다. 김태완(49) 상주 감독은 당시 “(내가) 큰 그림을 그려주면, 정 코치가 세부적인 내용을 꼼꼼하게 챙긴다”며 “머리가 비상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성남으로 자리를 옮겼다. 감독 경험이 부족한 김남일(43) 감독에게 전술적 안정감을 보탤 수 있는 한 수였다. 팀의 기강도 다잡는다. 취임 기자회견 당시 “빠따 대신 빠다(버터) 같은 부드러운 감독이 되겠다”고 한 김남일 감독 대신이다. 실제로 김남일 감독은 훈련 중 팀 내 기강이 느슨해질 쯤이면 정 코치가 나선다면서 “팀 내에서는 정 코치가 엄한 아버지고, 내가 자상한 엄마 역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훈련뿐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도 정 코치의 존재감은 매우 크다. 그는 직접 전술 지시를 내리며 경기의 흐름을 조절한다. 특히 서울과의 경기에서 정 코치는 벤치에서 열정적으로 소리치며 다양한 주문을 했다. 무관중 경기로 치러져 다소 적막감이 흐르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 막바지에 터져 나온 토미(25)의 극장골도 정 코치와 김남일 감독의 열정적인 지시의 결과물이었다.

김남일 감독 역시 믿음이 크다. 그는 경기 후 ‘정 코치와 번갈아 지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철저히 분업화해 역할을 확실하게 나눠서 (수행)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오늘 승리에도 기여한 것 같다”고 코치진에게 박수를 보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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