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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스웨덴 들판에 생긴 한 사람만을 위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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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스웨덴 들판에 생긴 한 사람만을 위한 식당

입력
2020.06.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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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보드 회르 엔’, 직원과 접촉 없고 음식은 바구니로 전달

채식 위주 3가지 코스 메뉴, 밥값은 원하는 만큼만 지불

스웨덴의 한 사람만을 위한 식당. 보드 회르 엔 페이스북 캡처
스웨덴의 한 사람만을 위한 식당. 보드 회르 엔 페이스북 캡처

이보다 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는 식당이 있을까.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서쪽으로 350㎞ 떨어진 베름란드의 란세테르에 지난 10일 문을 연 레스토랑 ‘보드 회르 엔(1인 테이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주목 받고 있다고 영국 방송 BBC 등이 보도했다.

이 식당은 들판에 놓인 1인용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전부다. 직원과의 접촉도 없고 음식은 줄에 매달린 바구니를 통해 전달된다.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대부분의 고객은 베름란드 지역 사람들로 주로 남성이다. 잘 될까 싶지만 요일에 따라 십여 명 이상까지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손님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2층에서 바구니를 통해 음식을 내려 보낸다. 보드 회르 엔 페이스북 캡처
손님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2층에서 바구니를 통해 음식을 내려 보낸다. 보드 회르 엔 페이스북 캡처

1인용 식당의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은 린다 칼슨과 라스무스 페르손 부부다. 이들은 코로나19 속 안전한 방법으로 부모님과 식사할 방법을 고민하다 정원에 테이블을 차렸다. 그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평화로운 고독을 즐길 수 있게끔 사람들을 초대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스웨덴 보드 회르 엔의 메인 코스 요리. 보드 회르 엔 페이스북 캡처
스웨덴 보드 회르 엔의 메인 코스 요리. 보드 회르 엔 페이스북 캡처

메뉴는 예테보리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요리를 배운 페르손이 채식 위주의 3가지 코스를 개발했다. 첫 번째 코스 요리는 사워크림이 들어간 스웨덴식 감자튀김의 일종인 해시 브라운. 메인 코스는 당근·생강 퓌레, 달콤한 옥수수 크로켓, 스페인식 우엉으로 구성됐다. 디저트는 비올라 설탕과 블루베리를 넣은 아이스 버터다. 이는 최근 99세로 세상을 떠난 페르손의 할머니 때부터 내려온 방식으로 만들었다. 메뉴는 항상 같은데 현지 생산된 재료를 구할 수 없을 때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밥값은 이용자가 원하는 만큼 내면 된다. 수익금은 창의적인 어머니들을 지원하는 ‘울라-브리트 헨릭손스 쿨투르스티펜디움’이라는 펀드에 기부한다.

이들 부부는 식당을 8월 1일까지 개방하며 앞으로 해마다 봄과 여름에 문을 열 계획이다. 현재 세계 각국 요리사와 미식가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데, 부부는 ‘한 사람을 위한 식당’ 아이디어를 세계적으로 확장시키는 것도 고려 중이다. 부부는 현재 비슷한 콘셉트에 관심이 있는 요리사들을 식당에 초대하고 있다.

스웨덴 란세테르에 생긴 한 사람만을 위한 식당. 보드 회르 엔 페이스북 캡처
스웨덴 란세테르에 생긴 한 사람만을 위한 식당. 보드 회르 엔 페이스북 캡처

한편 이용자가 대부분 남성인 것과 관련 칼슨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도 “여성들은 혼자 식사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칼슨은 이어 “전 세계에 더 많은 ‘한 사람을 위한 식당’을 열어 혼자 있는 경험에 대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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