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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1개면 확충에 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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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1개면 확충에 2억?

입력
2020.06.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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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황당행정 논란… 16대분 주차 건물 등에 15억 들여 24대분 주차장 조성

예천군이 새마을금고 터와 건물을 사들여 시가지에 15억원을 들여 조성한 24개 주차면의 공용주차장 모습. 이용호 기자
예천군이 새마을금고 터와 건물을 사들여 시가지에 15억원을 들여 조성한 24개 주차면의 공용주차장 모습. 이용호 기자

대도시도 아닌 군 단위 읍소재지에서, 차 1대분 주차장을 확충하는 데 2억원을 쓴 지자체가 있다. 경북 예천군 얘기다.

경북 예천군은 예천군 남본리에 15억원을 들여 24대 규모의 주차장을 최근 조성했다. 3층짜리 새마을금고 건물 등 1,015㎡의 사유지를 매입해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주차장을 만든 것이다. 낙후한 구도심 활성화를 명분으로 들었다.

문제는 이미 이곳에는 16대 규모의 주차장이 있었다는 데 있다. 사유지에 있던 4개면과 공영주차장 12개면 등이다. 15억원을 들여 확충한 주차장은 불과 8개면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주차장 1개면을 확장 하는데 2억 가까이 든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예천군이 구도심 활성화를 명분으로 추진 중인 주차장 확충사업은 예산에 비해 늘어나는 주차규모가 턱없이 적어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예천군에 따르면 군이 이런 식으로 올 연말까지 읍소재지에 조성 중인 공영주차장은 7개소 5,541㎡ 174개면에 이른다. 총사업비는 85억3,000만원. 1개 면 조성에 약 5,000만원이 드는 셈이다. 기존에 있던 주차장을 고려하면 순수하게 1개면 확충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1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1개면당 주차장 조성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비싼 읍내 상가지역 토지와 건물을 사들여 조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5억여원의 올해 사업비 중 부지 매입비와 건물보상비 등이 대부분이다. 매입대상 토지의 대부분은 새마을금고를 비롯, 식당, 약국, 문구점 등 상업지역이 많아 보상비가 많이 든다. 순수하게 주차장 조성비는 12억1,300만원에 불과하다.

대구에서 빈집 등을 지자체가 비용을 들여 철거한 다음 일정기간 무상으로 주차장으로 사용해 호평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주민들은 예천군의 도심 추차장 조성이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전형적 예산낭비 사례로 의심하고 있다.

A(45)씨는 “아무리 상권 활성화라고 해도 이해하지 못할 예산 낭비성 사업이다”며 “비었거나 노후가 심한 건물을 사들여도 충분할 텐데 대부분 정상 운영하는 영업점이 입주한 건물을 주변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인 것은 특혜 의심을 받기 충분하다”고 비난했다.

한 군의원은 “요즘 읍내에서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건물이나 영업점은 주인들은 ‘우리 땅과 건물도 주차장용으로 사 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군이 주변 땅값을 올리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장사휘 예천군건설교통과장은 “상권 활성화를 위해 도심의 땅을 사다 보니 조성비가 많이 든 것은 사실이나 필요한 위치에 조성하는 것이 활용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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