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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뇌출혈 혼수상태”…김천한우프라자 직원 산재냐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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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뇌출혈 혼수상태”…김천한우프라자 직원 산재냐 아니냐

입력
2020.06.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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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내 갈비탕 담당 직원 지난해 8월 쓰러져… 업무 관련성 놓고 논란

지난해 새 점장 부임 후 10명 권고사직 해고 등 이유로 퇴사

경북 김천시 교동 김천대자연한우프라자 전경.
경북 김천시 교동 김천대자연한우프라자 전경.

경북 김천의 한 한우전문점에서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해 직원들이 집단 퇴사했다는 주장(5월29일자 14면)이 제기된 가운데 한 직원이 10개월 째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산업재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 김천시 교동 김천대자연한우프라자에서 근무하던 A씨의 남편과 동료직원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근무 도중 점장과 친한 직원으로부터 “나이 값 못한다, 벼락맞아 죽어라”는 등의 말을 듣고 다툰 뒤 같은달 17일 오전 9시35분쯤 김천의 자택 수돗가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A씨는 한우프라자가 2018년 9월 개업할 때부터 주방 내 갈비탕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A씨는 쓰러졌을 당시에는 의식이 조금 남아있었지만 김천의 한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혼수상태에 빠졌다. 심부 뇌 내출혈 진단을 받고 응급 수술을 받은 A씨는 3일 뒤인 20일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 후에도 6차례나 병원을 옮겨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현재 좌측 눈을 깜빡거리는 수준이지만, 의사 소통이 불가능하고 여전히 의식이 없다.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지난해 초 회사로부터 사직을 권유 받고 추석까지는 일하겠다는 뜻을 보였다”며 “직장에서 험한 말을 듣고 괴로워하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차라리 일을 그만두게 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A씨의 남편은 지난해 이곳에서 퇴사한 직원들의 진술서를 토대로 아내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가 직장 내 괴롭힘에 있는 것으로 보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 신청을 했다.

A씨의 남편은 “직원이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데도 회사 측에서는 지금까지 연락 한 번 없었다”며 “퇴사한 직원들의 진술 등 정황으로 봤을 때 직장 내 괴롭힘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퇴사한 동료 직원들도 “휴식 시간에 구석 방에서 혼자 울고 있는 A씨의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며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플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고, A씨는 2017년 싱가포르 여행 당시에도 쓰러진 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평소 관련 질병을 앓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A씨 측은 평소 경미한 고혈압과 당뇨 증상은 있었지만 일상 생활에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근무 당시 한 번도 결근한 적이 없었고, 정기 건강검진과정에서도 특별한 문제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3년 전 싱가포르 여행 당시에도 쓰러진 것이 아니라 장거리 비행과 이동으로 피곤해 일시적 안면 말초신경마비(구안와사) 증상이 발생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A씨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임병한 노무사는 “세균성 질환인 구안와사는 젊은 층 사이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질병으로 A씨의 심부 뇌 내출혈과는 무관하다”며 “A씨의 건강검진표와 진료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A씨 측은 지난 6일 근로복지공단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해당 사안에 대해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고 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김천대자연한우프라자에서는 지난해 3월 새 점장이 부임한 후 수개월 만에 직원 22명 중 10명이 권고사직, 해고 등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근로복지공단 구미지사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면 산재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양측의 입장의 엇갈리고 있어 조만간 위원회를 통해 산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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