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포수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두산에서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포수 이흥련(31)은 지난 30~31일 인천 한화전에서 이적 후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30일 경기에서 2016년 삼성 시절 이후 처음 홈런 포함 3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더니 이튿날엔 팀의 최하위 탈출을 견인하는 결승포를 터뜨렸다.
‘수비형’ 포수로 알려진 이흥련의 활약에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으로 빠진 SK는 반색했다. 또 이흥련은 SK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지만 경기 중에도 투수 자료를 틈틈이 살펴보며 빠르게 적응하려고 했다.
두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트레이드로 기회를 잡은 이흥련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팀에 더 보탬이 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방망이는 기복이 있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다”며 “다음 경기도 (투수 공을) 잘 잡고, 잘 막아내고, 도루를 잡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흥련의 사례처럼 트레이드는 선수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롯데가 지난 겨울 선발투수 장시환을 한화에 내주고 야심 차게 데려온 포수 지성준은 아직 1군에서 보지 못하고 있다. 2014년 한화 육성 선수로 입단한 그는 2018~19년 백업 포수로 안방을 지켰다. 통산 타율은 0.266으로 타격에도 재능이 있었다.
롯데 이적 후에도 공격 능력은 충분히 1군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시즌 준비 과정에서 계속 거론된 수비 문제로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포수의 수비 능력을 우선시 여기고 정보근-김준태 체제로 개막을 맞았다.
롯데의 안방은 현재 수비만큼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다만 포수들의 저조한 타격이 아쉽다. 정보근은 타율 0.114(44타수 5안타), 김준태는 타율 0.133(30타수 4안타)로 둘 모두 1할대다.
방망이만 볼 때는 2군에 있는 지성준이 생각날 수 있다. 하지만 지성준도 2군에서 부진에 허덕이는 상태다. 그의 2군 타율은 0.140(43타수 6안타)이다. 허 감독은 “2군에서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으면 부를 생각”이라고 1군 복귀 단서를 달았지만 아직 지성준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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