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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내려놓고… 도서관장ㆍ방송인ㆍ소설가로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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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내려놓고… 도서관장ㆍ방송인ㆍ소설가로 ‘인생 2막’

입력
2020.06.01 00: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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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를 떠나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여야 다선 의원들. 왼쪽부터 김광림 미래통합당,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강길부 무소속 전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합뉴스
국회를 떠나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여야 다선 의원들. 왼쪽부터 김광림 미래통합당,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강길부 무소속 전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합뉴스

20대 국회를 끝으로 여의도를 떠나는 국회의원들이 ‘인생 2막’ 준비에 한창이다. 과거에는 4년 후 총선을 위해 심기일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치와 연을 끊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전직 의원들도 적지 않다. 도서관장을 비롯해 방송진행자, 소설가 등 직업군도 각양각색이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김광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앞에 있는 퇴계학연구소 이사장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안동 김씨 후손인 김 전 의원은 유림단체가 많은 경북 안동에서 18~ 20대까지 내리 3선을 했다. 김 전 의원은 31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퇴계 이황 선생님과 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가까운 분들의 추천으로 (무보수)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며 “내년 6월 퇴계 선생의 모든 학업을 정리한 정본이 발간되는데 이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시 기회가 오더라도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김 전 의원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국회에서도 예산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그와 상관 없는 2막을 준비한 것이다.

김 전 의원처럼 3선 이상 중진 출신 중에는 과거 이력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삶을 찾고자 하는 경향이 강했다.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으로 4선을 지낸 강길부 전 의원도 고향인 울산 울주 선바위도서관 관장으로 일하게 됐다. 어릴 때 소년가장으로 농사를 지으며 책을 양껏 읽지 못했다는 게 계기다. 자신이 소장한 3,000여권의 책도 기증했다고 한다. 5선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의 원혜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평소 관심사였던 ‘웰다잉’(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일) 문화 전파에 나선다. 웰다잉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지역구인 부천에 개인 사무실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국회를 떠나는 초선 의원들. 왼쪽부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채이배 민생당, 이철희 민주당 전 의원. 연합뉴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21대 국회를 떠나는 초선 의원들. 왼쪽부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채이배 민생당, 이철희 민주당 전 의원. 연합뉴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단 한번의 임기로 국회를 떠난 전직 의원들은 국회 입성 전 갖고 있던 전문성을 십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주로 잡았다. 경찰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 출신인 초선의 표창원 전 민주당 의원은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로 돌아간다. 이에 대한 수요가 많아 방송출연도 재개하는 한편 정치 관련 추리소설도 집필한다는 구상이다. 회계사 출신으로 역시 초선이었던 채이배 민생당 전 의원은 자신의 경력을 살려 최근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

여의도에서 쌓은 인지도와 입담을 무기로 방송이나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경우도 여럿이다. 초선이었던 이철희 민주당 전 의원은 1일부터 SBS라디오 ‘이철희의 정치쇼’를 진행한다. 특유의 입담으로 4년 간의 의정활동을 어떻게 녹여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선을 지낸 한선교 전 통합당 의원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정치평론가의 길을 걷기로 했다. 한 전 의원은 당초 음식점을 내려다가 방향을 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봉주 전 의원은 냉면 전문 식당을 차렸다는 얘기가 회자됐지만, 본인이 아닌 부인의 업체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은 당분간 정치적 휴지기를 가지면서 배우자의 사업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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