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 이태원에서 시작된 유행과 무관한 경로를 통해서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지난 30일 경기 군포시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2박 3일간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34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연세나로학원 강사의 확진판정을 계기로 새로운 환자집단이 확인됐지만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3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역 보건당국에 따르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발병에 비교하면 규모는 크게 작지만 산발적 유행이 클럽이나 물류센터 등을 만나 증폭될 우려가 여전한 셈이다.
먼저 지난 28일 연세나로학원의 강사가 처음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인천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포함해 일가족 5명이 확진됐다. 부동산 직장동료와 그 가족 2명도 감염이 확인됐다. 학원에서는 수강생 2명이 확진됐다. 연세나로학원과 관련해 확인된 환자는 30일 정오까지 총 9명이다. 증상이 나타난 시기가 가장 빠른 사람은 어머니로 현재까지는 이태원 클럽이나 쿠팡 물류센터와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세나로학원이 위치한 ‘홍우빌딩’ 내부 학원과 교습소 14곳에는 수강생과 강사 등 3,000여명이 드나든 것으로 파악됐다. 영등포구는 2,952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원에게 무료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를 위해 30일 여의도 앙카라공원에 워킹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
제주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감염자가 사흘간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도민 등 34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경기 군포시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는 25일부터 27일까지 지인 24명과 함께 제주도를 여행하며 렌트차량과 호텔과 음식점을 이용했다. 이 환자는 27일 군포시로 돌아간 이후 29일부터 증상을 보였고 당일 검사를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여정 내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경기 광주시의 행복한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 1명이 증상을 보여 28일 검사 후 확진됐다. 이후 접촉자 가운데 4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30일 정오까지 확인된 관련 환자는 요양보호사 2명과 입소자 3명 등 모두 5명이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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