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빅데이터 분석 결과
이태원 클럽, 홍대 주점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유흥가의 ‘방역 구멍’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젊은 연령층의 안이한 경각심을 비판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추이 속에서 서울 내 주요 유흥가 유동인구는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 통신사 KT 기지국 접속 데이터를 기반으로 살펴봤다.
30일 KT에 따르면 1월 말부터 5월 24일까지 지역별 유동인구 빅데이터 분석 결과,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나온 이후 서울 강남역ㆍ이태원ㆍ건대ㆍ홍대 등 주요 지역 유동인구의 뚜렷한 감소세가 확인됐다. 다만 이태원ㆍ홍대 감소폭이 강남역ㆍ건대보다 더 컸다. 이태원과 홍대 유흥주점에서 직접적인 확진자가 발생한 탓으로 보인다.
4개 지역의 유동인구는 공통적으로 신천지발 서울 감염 확산이 시작된 2월 25일~3월 9일 급격히 감소한 이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다가 이태원 클럽 첫 확진자가 발생한 5월 7~15일 다시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2월 25일~3월 9일 강남역 유동인구는 전년 동기보다 40%, 이태원은 47%, 건대는 53%, 홍대는 49%씩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황금연휴까지 겹친 4월 20일~5월 6일에는 △강남역 -9% △이태원 -29% △건대 -27% △홍대 -19% 등으로 작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폭이 대폭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이태원 클럽 첫 확진자 발생,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 등이 겹친 5월 7~15일 △강남역 -19% △이태원 -77% △건대 -38% △홍대 -40% 등으로 감소폭이 다시 늘었다. 5월 16~24일도 감소 추세는 이어져 이태원과 홍대 감소폭은 각각 -86%, -53%에 달했다.
강남과 건대도 작년과 비교하면 줄었지만 이태원ㆍ홍대보다 감소폭이 적거나 오히려 직전보다 소폭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실제 5월 7~15일 강남역 감소폭은 -28%, 건대는 -30%로 집계됐다. 이태원과 홍대는 클럽, 주점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동인구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광화문, 가산디지털단지 등 사무실 밀집 지역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16~24일 광화문 유동인구는 지난해 대비 8% 감소에 그쳤다. 가산디지털단지는 오히려 32%나 증가했다. 가산디지털단지는 작년보다 입주 기업이 늘어난데다, 재택근무 등을 시행하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들의 비중이 높아 회사로 출근하는 정상근무 체제가 유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유동인구 조사는 지역별 기지국에 접속한 KT 가입자 중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진행됐다. 지역 내 거주민이라면 코로나19에도 꾸준히 해당 지역에 있는 것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즉 이번 조사에서 집계된 유동인구는 해당 지역에 살고 있지 않지만 방문한 ‘거주민 외 유동인구’에 해당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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