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대전현충원에 걸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29일 안중근체 현판으로 교체됐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대전현충원 정문에 설치된 전 전 대통령의 현판을 안중근체의 새 현판으로 바꾸는 작업을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전현충원에 걸렸던 현판 글씨 ‘현충문’은 1985년 준공 당시 전 전 대통령이 쓴 것을 받아 제작됐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이 현판과 함께 현충탑 헌시비에도 자신의 글씨를 남겼다.
새 현판의 안중근체는 지난해 안중근 의사 의거 110주년을 기념해 안중근의사기념관이 개발한 서체다. 안 의사가 자필로 쓴 ‘장부가’의 한글 원본의 자음과 모음을 발췌해 만들었다.
앞서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4월 대전현충원의 전 전 대통령 친필 현판 철거를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같은 요구가 빗발쳤다.
국가보훈처는 각계 전문가 의견과 자문을 받아 보훈시설에 남긴 전 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헌시비는 재료 준비 등에 시간이 걸려 6~7월쯤 교체될 예정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국립묘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기리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현판 교체를 결정했다”며 “안중근 의사의 나라 사랑 정신을 담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대전=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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