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55)씨가 29일 국립 5ㆍ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헌화했다. 장남 재헌씨의 5ㆍ18묘지 참배는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다. 투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은 재헌씨를 통해 5ㆍ18민주화운동 학살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했다.
국립 5ㆍ18민주묘지관리소에 따르면 재헌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광주 북구 운정동 5ㆍ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재헌씨는 묘지 들머리인 민주의 문에서 방명록에 ‘5ㆍ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참배단으로 이동해서 ‘13대 대통령 노태우 5ㆍ18 민주 영령을 추모합니다’는 글귀가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참배를 마치고 인근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치된 이한열 열사의 묘로 향했다. 이 열사의 묘에는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이름이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김 여사는 1988년 2월 25일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이곳을 찾아 이 열사를 참배한 바 있다. 재헌씨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국립 5ㆍ18민주묘지를 찾아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오월어머니집에 들러 정현애 이사장 등 피해 당사자를 만나 다시 한 번 사죄했다.
노 전 대통령은 80년 신군부의 핵심으로 전두환과 함께 5월 광주학살의 책임자다. 1995년 5ㆍ18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신군부 핵심 인사 18명과 함께 구속됐으며,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내란 및 군사 반란 사실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17년형을 선고 받고 8개월 뒤인 그 해 12월 사면됐다.
광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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