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선’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20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29일 “되돌아보면, 정치의 영역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겪은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매 순간순간이 희로애락의 연속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15대 국회의원 임기가 1996년 5월 30일 시작됐으니 오늘로 꼭 8,766일째”라며 “매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국민들께서 어떤 평가를 내리실지 두려움도 앞선다. 떨리는 마음으로 지금 이 시간을 마주하고 있다”고 썼다.
쌍용그룹 상무를 거쳐 제15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정 총리는 18대까지 전북 진안ㆍ무주ㆍ장수에서 내리 4선을 했다. 19대 총선에선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겼다. 산업부 장관(2006~2007년), 열린우리당 의장(2007년), 민주당 대표(2008~2010년), 국회의장(2016~2018년) 등을 거친 그는 올해 총리직을 맡으며 21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그는 “IMF라는 국가위기의 충격과 함께 본격적인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며 자신이 국회의원으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노사 갈등의 현장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의약분업, 한미FTA, 미디어법, 국정원 개혁, 저출산 고령화, 비교적 최근의 소ㆍ부ㆍ장(소재ㆍ부품ㆍ장비)까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적 갈등과 균열을 메우는 일에 몰두해왔다”고 했고, “두 번의 탄핵으로 상징되는 정치적 소용돌이를 지나왔다. 동물국회도 겪었고, 반대로 식물국회도 겪었다”고 그는 말했다.
정 총리는 “분열, 증오와 분노의 정치로 흘러가는 정치 양극화 현상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했고, 정치 혐오와 반정치주의가 만연하면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면서도 “지난 24년 동안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과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국회를 향해 “경청과 대화” “당파성과 초당파성의 균형” “생산성”을 각별히 주문했다. 정 총리는 “산골소년(자신)의 막연한 꿈은 국회의원이었고 국회의원으로서 새로이 품은 꿈은 유능한 의회ㆍ민주주의자였다”며 “이제 국회의원은 졸업하지만, 그 꿈은 정치에 몸을 담는 마지막 순간까지 ‘진행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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