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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유가족 “참사 한달 째…시공사 등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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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유가족 “참사 한달 째…시공사 등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

입력
2020.05.29 14:36
수정
2020.05.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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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올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이천 물류창고 중대재해 책임자 한익스프레스 처벌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올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이천 물류창고 중대재해 책임자 한익스프레스 처벌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발생 한 달째인 29일 희생자 유가족이 조속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중대재해 유가족과 직원 70여명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조사와 처리 관련 기관 책임자는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지만 말만 앞서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곳은 거의 없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되지 않기 위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오후 이천시 모가면 한 물류창고에서는 큰 불로 38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유가족은 사고 이후 한 달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비판했다. 유족 대표 박종필씨는 “유가족들은 정부에 답을 얻고자 답답한 가슴을 억누르며 참고 참았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과 대안이 없다”며 “대한민국 국민과 노동자가 따를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유가족은 또 화재 사고 책임자 처벌을 주문했다. 유가족은 "중대재해 책임자인 발주처 한익스프레스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며 물러나 있고, 감리업체는 노동자들의 안전에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며, 하청업체들은 심지어 피해자라고 한다”며 “사람을 죽인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회사의 생존이 어려워지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유가족은 정부에 제도 개선 실시를 촉구하며, 대통령의 영결식장 방문을 요청했다. 이들은 “대통령께서는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지금 목숨을 잃은 38명의 유가족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노동자이자 국민인 38명의 고인의 영령이 무사히 저승으로 잘 갈 수 있도록 대통령을 합동 영결식에 초청코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가족들은 현장에서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애끓는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고 당시 지하 2층에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현장을 빠져 나온 민경원씨는 사고로 숨진 동생 고 민경진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불구덩이 속에서 너를 앞에 세워 탈출했더라면 살았을까. 이 못난 형은 하루하루가 자책과 고통 속에 힘이 드는구나”라며 울음을 삼켰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한익스프레스 본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경기 이천 화재 현장을 찾아 시행사와 하청업체들에도 사과를 촉구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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