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38개교 등교 중지… 학생ㆍ학부모 “불안해”
교사들도 “학생 간 거리 두기 지도 어려워” 한숨

2차 등교 수업 이튿날인 28일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확산으로 전국 유치원ㆍ학교 838개교의 교문이 다시 닫혔다. 이제 막 ‘불안한 등교’를 시작한 상황에서 잇따르는 등교 중지에 해당 학교의 학생,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들까지 우려를 내놓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 기준 등교 중단 학교는 경기 261곳, 인천 243곳, 경북 186곳, 서울 117곳 등에 달한다. 서울 지역에서 첫 학생 확진 사례가 나온 강동구 상일미디어고등학교에 다니는 권모(18)양은 이날 “등교 일주일째라 이제 막 학교에 적응하려는데 갑자기 집에 돌아가라고 해서 허탈했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봐야 하는데 등교를 띄엄띄엄 하려니 불안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고3 수험생들은 빠듯한 대입 일정을 앞둔 터라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집에서와 달리 학교에서는 답답한 마스크를 쓴 채 공부해야 하는 것도 고역이다. 권양은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자니 답답해서 벗는 친구들이 많다”며 “주변 학교에는 마스크 때문에 실신한 학생의 얘기도 들려온다”고 전했다.
같은 날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길 건너편 건물에 있는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출석을 부르다가 귀가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부모 김모(36)씨는 “학원에서 (확진 사례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학교에 전화했더니 전혀 모르고 계시더라”며 “또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아이를 학교에 보낼까 싶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학교 현장에서 방역을 오롯이 떠맡은 교사들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강사 1명과 학생 2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여의도 한 학원의 인근 학교 교사 A(30)씨는 “학교마다 크기도 인원도 다른데 방역 책임을 전부 개별 학교에 맡기니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에서 학교 방역 수칙을 내렸지만, 구체적인 운영은 자율에 맡겨뒀다는 것이다. A씨는 “교사가 보모도 아니고 쉬는 시간에 학생들끼리 손잡고 과자 나눠먹는 것까지 어떻게 막나”라며 “다시 등교를 시작하더라도 또 확진자가 나오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등교 중지나 개학 연기를 요구하는 청원들이 또 다시 잇따랐다. 일부 학부모 온라인 카페에서는 “직접 등교 연기를 요구하자”며 교육부 등교 업무 담당 공무원의 전화번호를 공유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여전히 고1, 중2, 초3ㆍ4를 대상으로 한 3차 등교 수업을 예정대로 다음달 3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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