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일본의 대형 자동차회사 닛산(日産)을 덮쳤다. 닛산은 2019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기간 거액의 적자를 이유로 한국시장 철수를 포함한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다.
닛산은 28일 “2019 회계연도 연결재무재표 기준으로 6,712억엔(약 7조7,18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직전 회계연도에서 3,191억엔(약 3조6,705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이익 규모가 11조원 이상 감소한 셈이다. 닛산이 연간 결산에서 순손실을 기록한 건 201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이다.
일본 언론들은 닛산의 실적 악화 이유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 세계 판매량 감소로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닛산의 판매 대수는 일본에서 10% 감소했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각각 14%, 19%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닛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합리적인 추정이 어렵다”며 내년도 실적 전망 공표를 보류하고 대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당장 전 세계 생산능력을 20% 줄여 연간 자동차 생산 대수를 540만대로 조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공장은 폐쇄하기로 했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도 폐쇄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다. 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일부 지역의 사업도 축소할 계획이다. 우치다 마코토(內田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실패를 인정하며 올바른 궤도로 수정하겠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철저하게 하는 구조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주요 자동차업체의 생산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교도통신과 NHK방송에 따르면 주요 8개사가 4월 한달 간 국내외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감소했다. 세계 각지의 공장이 완전 혹은 부분적으로 생산을 중단한 결과다. 특히 32만대였던 미국 공장 생산 대수는 ‘0’을 기록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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