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특별지위 박탈 가능성에 국내 업계 “큰 피해 없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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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특별지위 박탈 가능성에 국내 업계 “큰 피해 없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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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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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과 관련해 불쾌감을 나타내고 이에 대해 대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이유로 중국의 대미 수출 우회로로 활용돼 온 홍콩 제재 수순에 착수했다. 미국의 경고대로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이 현실화될 경우 물류와 금융 허브인 홍콩을 대중국 교역의 교두보로 삼고 있던 국내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홍콩이 특별 지위를 박탈 당해 동북아 물류·금융 허브로서의 기능이 축소되면 홍콩을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홍콩은 현재 미국으로부터 경제, 기술, 무역, 투자 이민 등에서 중국 본토와는 차별화된 대우를 받아왔다. △민감기술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할 권리 △경제 관련 협상은 홍콩 자치 정부와 직접적으로 시행 △홍콩산 제품은 홍콩산으로 취급해 중국산에 부과된 관세 면제 △미국 달러와 홍콩 달러 간 자유로운 교환 허용 △비자, 영주권 발급 차별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홍콩은 이런 이점을 등에 업고 동북아에서 물류·금융 허브 기능을 담당해 왔던 것이다.

실제 무역협회에 따르면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한국의 4대 수출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기업은 절차가 까다롭고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중국 본토 대신 홍콩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홍콩의 이런 이점이 사라질 경우 국내 기업들도 대중국 수출 전략을 새로 짜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문병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홍콩에 수출하는 물량의 95%가 중국으로 가는데, 중계 기지로서의 장점이 없어지면 부가가치세 환급 혜택이 사라지는 등의 금융 비용이나 물류 비용이 상승해 가격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화장품이나 농수산식품 등은 홍콩 에이전트를 거치면 직수출보다 통관 검역 등에서 용이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이점을 누리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본토 직수출로 전환하거나, 대만·싱가포르 등 대안이 되는 허브를 찾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물류비 상승 등 단기적이 조정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시선은 대홍콩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쏠리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홍콩에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홍콩이 특별 지위를 박탈당해 대미 수출품 관세가 중국만큼 붙더라도, 홍콩이 수입 무관세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한 한국의 대중국·홍콩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홍콩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이유는 홍콩이 통관·물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중국 수입 업체들이 본토보다는 홍콩을 통해 들여오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반도체는 세계적으로 무관세 제품이고, 중국 현지에도 생산기지가 있기 때문에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이 금융 허브 기능을 축소시키고, 글로벌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중 충돌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하지만 금융권 역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참가자들로선 양국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어 중화권 증시를 중심으로 부정적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미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홍콩에 있는 미국 기업들이 많아서 당장 금융허브 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조치들이 빠르게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홍콩에 있는 중국 고위층의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 정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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