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 미국 “홍콩 특별지위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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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 미국 “홍콩 특별지위 박탈”

입력
2020.05.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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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표결서 ‘반대 1표’ 압도적 찬성… 이르면 내달, 늦어도 10월부터 시행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3기 3차 전체회의가 28일 1주일간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폐막했다. 베이징=신화통신 뉴시스

중국이 28일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기로 결정했다. 2003년 홍콩 입법회(우리의 국회)의 시도가 50만명의 반대시위로 무산된 지 17년만이다. 이에 미국은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며 초강수로 맞섰다. ‘아시아 금융 허브’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 자치권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초유의 위기에 처하면서 미중 간 충돌이 반도체와 대만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넘어 ‘금융전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13기 3차 전체회의를 열고 홍콩보안법 초안을 찬성 2,878표, 반대 1표, 기권 6표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보안법은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처벌 대상을 국가안전에 위해한 ‘행위’에서 ‘활동’으로 확대해 단순 시위 가담자도 포함시켰다. 권한을 위임 받은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세 차례 심사를 거쳐 법안을 채택하면 홍콩기본법 부칙에 삽입돼 이르면 내달, 늦어도 10월쯤 시행될 전망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인대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보안법 통과로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폐기한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를 통해 홍콩인에 의한 자치를 전면적으로 관철해 왔다”며 “보안법이야말로 일국양제가 발전하고 홍콩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수호한다는 징표”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홍콩 자치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며 중국을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92년 홍콩 정책법에 따라 홍콩을 중국과 다른 체제로 인정하면서 무역, 관세,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특별대우를 해왔다. 중국에는 금지된 첨단부품 수출이 허용됐고 중국에 부과된 관세도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홍콩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제정한 홍콩 인권법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정치 상황을 평가해 자치권이 일정 수준에 미달할 경우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 카드를 전인대 표결을 코 앞에 둔 시점에 꺼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 관리들은 이제 어떤 조처를 해야 할 지 저울질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는 홍콩을 (중국과) 별개로 다룰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며 “미국이 취할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홍콩보안법 제정에 관여한 중국 관리ㆍ기업ㆍ금융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도 검토 중이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비자와 경제 제재를 포함한 여러 대응책을 갖고 있다”면서 “홍콩을 상대로 취할 수 있는 ‘매우 긴 목록’이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미국은 홍콩 문제의 전선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넓히며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유엔 미국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홍콩보안법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긴급한 사안”이라며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 홍콩 문제를 논의하자고 공식 요청했다. 반면 장쥔(張軍) 주유엔 중국 대사는 트위터에 “홍콩보안법은 중국 내부 문제라 안보리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전인대 표결에 앞서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7일 밤 7.1964위안까지 치솟아 2010년 시장 개설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1단계 무역합의를 계기로 봉합된 미중 환율전쟁의 불꽃이 다시 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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