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제주 서귀포 문섬 일대 조사 통해 집단 폐사 확인
“정부는 해송에 기생하는 담홍말미잘 서식 막는 등 대책 마련해야”
‘바다의 소나무’로 불리는 법정 보호종 산호인 ‘해송’이 제주 연안에서 집단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녹색연합은 지난 4~5월 국내 최대 해송 서식지인 제주 서귀포 문섬 일대 바닷 속을 조사한 결과, ‘해송’과 ‘긴가지해송’이 집단 폐사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측은 “해송에 담홍말미잘이 기생하면서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해송) 개체들이 앙상하게 말라 죽고 있었다”밝혔다.
해송은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 멸종위기종의 국가 간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2로서 국내 외 멸종위기종이다.
녹색연합은 국내 최대의 해송 서식지라 할 수 있는 문섬 새끼섬은 물론 문섬 한개창, 범섬, 송악산 형제섬 일대에서도 집단 폐사가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담홍말미잘은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해양생태계 변화에 민감한 난류성 지표종이다. 조사에 따르면 초기에 해송류의 뿌리와 줄기, 가지에 한두 개체씩 붙어 기생하다가 점점 서식 영역을 확장, 해송 가지 전체를 장악하기도 했다. 해송류의 가지에 무리 지어 사는 담홍말미잘의 존재는 학계에서 10년 전부터 확인하고 있었지만, 해송 서식지가 전체적으로 훼손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녹색연합은 “문화재청과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해송을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해 놓고 관리에는 손을 놓았고 집단폐사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담홍말미잘이 이처럼 급격히 확산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모니터링 정보가 없어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또 “산호충류 연구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염분의 밀도 저하, 각종 개발ㅍ사업으로 인한 교란 등 다양한 원인을 지목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담홍말미잘의 급격한 확산과 해송의 집단 폐사에 대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