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의 독자 원내교섭단체 구성 작업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총선이 끝나고 김종인 대표(현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가 ‘통합당의 지역취약성이 호남인데, 진정성을 가지고 호남으로 다가서면 좋겠다’라며 그 역할을 미래한국당이 당분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이 정도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급이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당 선포식을 열어 ‘한 몸’이 된다고 공식화한 전후, 주 원내대표와 원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란히 통합 소회를 올렸다.
주 원내대표는 27일 밤 ‘통합성사 보고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8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제가 떠안은 제일 시급한 과제는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이었다”며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손을 대보니 엄청 어려운 숙제로 변해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보수가 궤멸했으니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따로 독립적으로 싸워야 한다’는 식의 엉터리 예언가들이 많았다”고도 했다.
그간 통합당 안팎에서는 원 대표가 합당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자리 욕심 때문이 아니냐’, ‘재판을 의식한 것 아니냐’ 등 의심이 나왔었다. 주 원내대표의 페이스북 글은 이런 의구심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원 대표가 이런 오해를 풀고자 나섰다.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제목부터 ‘미래한국당의 X파일을 해체한다’였다.
원 대표는 이 글에서 4ㆍ15 총선 직후 김종인 위원장과 오찬을 함께 했다는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통합당과 한국당이 전국정당으로 발전돼가고,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합당을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미래한국당의 정치적 자산을 잘 살려보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원 대표는 “통합당 내부 반발로 김 위원장 취임이 늦어지면서 이 사실을 공개하지 못한 채 당무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미래만 걱정했지 흔히 말하는 ‘꼼수’로 상임위원장 자리나, 국고보조금을 더 받기 위한 교섭단체 구성에는 관심이 없었고, 저도 마찬가지였다”고 세간의 의구심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이날 “통합당이 호남 취약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은 김 위원장의 평소 생각이 맞다”고 부연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이날 통합을 결의했다. 두 당 수임기구는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합당 명칭으로 일단 합당을 신고하기로 합의했다. 선관위가 합당을 승인하면 통합당은 103석(지역구 84석ㆍ비례대표 19석)의 제1야당으로 21대 국회를 시작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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