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이전 두 차례의 여야 원내대표 초청 회동과 달리 별다른 이벤트 없이 간단하고 조용하게 진행됐다. 취재진은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는 모습만 카메라에 담았을 뿐 오찬이나 산책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청와대가 이날 회동의 대부분을 비공개로 조용히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소수 정당의 원내대표는 초청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여야 원내대표 초청 회동 때마다 청와대는 음식 하나하나 의미를 담는 것은 물론 산책 장면을 공개하는 등 잘 짜인 이벤트로 공들여 진행해 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19일 여야 원내대표들을 상춘대로 초청했는데, 당시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이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 원형 테이블을 사용했다. 오찬 메뉴로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을 제공했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삼정과를 손수 만들어 후식으로 내놓았고 참석자들에게 손편지와 함께 선물까지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8월 16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두 번째로 여야 원내대표들을 만났다. 이날도 문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은 원형 테이블에 모여 앉았고, 여야간의 협치를 상징하는 비빔밥으로 오찬을 했다. 당시 여야 5당의 상징색에 맞는 다섯 가지 재료를 비빕밥에 올렸는데, 더불어민주당은 파란색 ‘블루 버터 플라워’를, 자유한국당은 붉은색 무생채, 바른미래당은 민트색 애호박나물, 민주평화당은 녹색 엄나물, 정의당은 노란색 계란 지단이 상징했다.
비록 오찬 메뉴를 사진으로는 볼 수 없으나 이날 열린 세 번째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서도 역시 비빔밥이 테이블에 올랐다. 화기애애한 산책 장면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청와대로서는 상춘재를 회동 장소로 정함으로써 여야 원내대표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를 표시했다. 상춘재는 일제강점기 건축된 목조건물을 철거하고 1983년 새로 건립한 목조 한옥이다. 외국 정상 등 최상의 예우가 필요한 국빈들과의 접견 및 오찬 장소로 자주 이용돼 왔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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