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친목모임서 숨진 40대 소방관
동료들 “믿음직한 선후배였는데” 비통
“정말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구조대원이었는데….”
28일 오전 강원 춘천시 북산면 추전리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홍천소방서 소속 A(41) 소방위와 B(44) 소방장의 동료 대원들은 침통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청천병력 같은 사고 난 산속 주택에도 비통함이 가득했다.
불과 하루 전까지 이들과 동고동락했던 대원들은 비보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한 소방관은 따뜻했던 두 동료를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마음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원주가 고향인 두 소방관은 구조업무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었다. 또한 믿음직한 선배이자 후배였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A 소방위는 119안전센터에 있다가 구조대로 자리를 옮겼으며, B 소방장은 구조대원 특채로 소방에 입문했다. A 소방위는 2011년 소방의 날에 도지사 유공 표창을 받는 등 두 차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부부 소방관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두 사람을 비롯한 홍천소방서 소속 구조대원 4명과 행정과 소속 1명, 119안전센터 소속 3명 등 8명은 근무가 없는 비번 일을 이용, 전날 오후 2시쯤 동료 직원의 부모님 집이 있는 춘천을 찾았다.
두 소방관은 주택 옆에 임시 건물 형태로 지어 놓은 6㎡ 남짓한 간이 황토방에서 잠을 청했고, 나머지 6명은 주택에서 잤다. 이후 오전 8시 18분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동료들이 찾아간 황토방에서 A소방위 등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화목보일러에서 유입된 일산화탄소(CO)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사고 현장을 정밀 감식할 방침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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