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숫자 부족하지 않다”
정부가 31년 만에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최소 500명 이상 증원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본보 5월 28일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이 같은 방침에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서 빠지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최 회장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코로나 사태에서 제대로 된 교훈은 얻지도 못하고 또 헛다리나 짚고 있는 문재인 정권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좀 빠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 자주 닥칠 가능성에 대비해 1989년 이후 연간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을 과감하게 풀기로 결정하고 구체적 이행 방안을 작성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이번 총선에서 의대정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반면 의협 측은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는 국가재난사태에 대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는 의사 수가 부족해 코로나 사태에서 무능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며 “확진된 환자 및 사망자 수를 봤을 때 객관적 지표는 상당히 우수한 의료적 대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조직에 의사가 부족한 것은 의사 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해당 영역으로 의사들을 유입할 정책적 노력을 거의 하지 않은 것 때문”이라며 “공중보건, 방역, 감염내과 및 예방의학과 의사를 늘리려면 정원 확대가 아니라 의사 분포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이어 정원 확대보다 △개원의가 상대적으로 많은 직역별 불균형 △처우가 열악한 외과 계열 등으로 인한 과목별 불균형 △지방 의대 졸업자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지역별 불균형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수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의대 정원 수 확대와 의사 숫자 늘리기에 매달리는 청와대, 민주당, 정부에 큰 실망감과 함께 막대한 분노를 느낀다”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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