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기업 ‘스페이스X’의 첫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데모-2)’ 발사가 16분 54초를 남겨놓고 중지됐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재선에 도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케네디 우주센터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베테랑 우주비행사 로버트 벤켄(49)과 더글러스 헐리(53)가 탑승한 크루 드래건은 당초 27일(현지시간) 오후 4시 22분 ‘팰컨 9’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발사를 앞두고 케네디 우주센터 주변에 먹구름이 끼고 비가 내리는 등 기상이 악화됐다. 당시 열대성 폭풍 ‘버사’가 사우스 캐롤라이나 해안으로 접근 중이었고 오후 2시쯤엔 발사장 인근 지역에 토네이도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발사할 경우 우주선이 벼락을 맞을 위험이 크다는 판단 하에 예정 시간을 16분 54초 남기고 발사는 중지됐다.
스페이스X는 미리 짜인 스케줄에 따라 30일 오후 3시22분 2차 발사를 시도한다. 발사가 성공할 경우 크루 드래건은 400㎞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하게 되고, 우주비행사들은 수개월간 연구 등의 임무를 수행한 후 귀환한다.
이번 발사는 민간에서 발사하는 최초의 유인 우주선이자 2011년 아틀란티스 호 이후 9년 만에 재개되는 유인 우주 왕복선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나사는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후 러시아에 거액을 지불하고 소유즈 우주선에 인력 수송을 맡겨왔다. 때문에 이번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발사 프로젝트는 미국의 우주 계획 재개라는 의미로 ‘왕의 귀환’으로 비유됐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스페이스X가 선 보인 새 우주복에도 관심이 쏠렸다. 기존 나사의 우주복이 주황색의 부피감 있는 복장과 커다란 헬멧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새 우주복은 의상 디자이너 호세 페르난데스가 우주인의 체형에 맞춰 디자인해 간편한 형태다. 우주복과 헬멧 일체형이며 3D 프린터로 제작했다.
‘크루 드래건’의 출발과 도착 임무를 수행하는 더글러스 헐리는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 탑승 경력이 있고, 국제우주선(ISS) 도킹 임무를 맡은 로버트 벤켄은 6차례나 우주 유영 경험이 있는 베테랑 우주인이다. 이들은 ‘드래건’ 캡슐을 타고 5년간 시험 비행 훈련을 해 왔다. 지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우주인은 지난 13일부터 격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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