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일각에서 제기한 ‘기자회견 배후설’에 대해 “백 번, 천 번을 얘기해도 저 혼자밖에 없다. 제가 바보입니까, 제가 치매입니까”라고 반박했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해서도 “이런 사람을 어떻게 국회의원을 시키냐”라며 재차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배후설을 일축했다. 이 할머니는 “전 분명히 치매가 아니고 누구도 거드는 사람이 없다”며 “수양딸이 제가 꾸불꾸불하게 쓴 글을 똑바로 다시 써줬다. 제가 생각하고 스스로 한 것이라 떳떳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방송인 김어준씨는 전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할머니 기자회견문은 본인이 작성한 것이고 수양 딸은 할머니의 생각을 대신 정리했다고 하는데, 7,8명이 협업했다는 보도도 있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 질문을 드린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왜곡된 정보를 누군가 할머니께 드린 건 아니냐”고 덧붙이며 할머니의 주장이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입장과 비슷하다는 배후설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이날 김씨가 제기한 최 대표 배후설에 대해 “꼬투리 잡을 게 없어서 그걸 잡더라”며 정면으로 반막했다. 이어 “그 사람(최용상)은 기자를 데리고 오고 한 것뿐이다”고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배신감을 다시 한 번 토로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30년이나 같이 했는데 하루 아침에 배신했다. 자기가 국회로 가고 싶다고 사리사욕을 챙겨서 마음대로 했다”며 “그렇지 않다고 믿었던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다. 사람으로서는 그러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또 “죄를 받아야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을 어떻게 시키냐”며 “이 나라는 법도 없는가”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이렇게 자꾸 당하면 먼저 간 할머니들한테 제가 가서 할 말이 없다”며 “이렇게라도 ‘제가 해결하고 왔습니다’하기 위해 끝까지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할머니는 전날 오후8시 대구 중구 2ㆍ28 중앙공원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학생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 대경주권연대 주최로 열린 촛불문화제는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구호와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이 할머니는 이들의 선창에 맞춰 “명예훼손, 인권훼손 당장 중단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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