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 프로골프 투어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년차 신화’가 올해도 이어질지 관심사다. 지난해 신인왕 조아연(20ㆍ볼빅)과 3승을 기록한 임희정(20ㆍ한화큐셀)의 양강구도에 올해엔 국내 개막전으로 치러진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메이저 퀸’ 박현경(20ㆍ한국토지신탁)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KLPGA 투어 국내 두 번째 대회인 E1 채리티 오픈이 28일 경기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막한다. 초점은 국내 개막전 KLPGA 챔피언십에서 집념의 데뷔 첫 승을 챙긴 박현경의 연승 여부와 함께, 이 대회서 최종라운드 막판까지 뜨거운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한 타 차 공동 2위를 거둔 임희정의 설욕전이 이뤄질지에 맞춰진다.
‘무서운 2년차’들의 활약은 박성현(26ㆍ솔레어) 이정은(24ㆍ대방건설) 김세영(27ㆍ미래에셋) 김효주(25ㆍ롯데)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들이 합류한 터라 더 도드라진다. 프로스포츠 무대에서 신인 때 반짝 하고 2년차 때 부진 겪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는 적어도 KLPGA 무대선 사라져가는 현상이다. LPGA 무대에서 뛰는 한 선수는 “선수들이 아마추어 국가대표 때 국제대회 등 치르며 탄탄히 단련된 데다, 1년차엔 대회 코스 적응까지 마쳐 되레 2년차에 실력이 만개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최근 수년 사이 KLPGA 무대에서 2년차에 실력이 만개한 모습을 보인 선수로는 이정은과 최혜진이 대표적이다. 2016년 ‘무관의 신인왕’ 이정은은 2년차인 2017년 4승과 함께 다승, 상금, 대상 등 전관왕을 거머쥐었다. 2018 시즌 2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던 최혜진은 지난해 메이저 1승 포함 5승을 거두며 역시 전관왕을 휩쓴 바 있다.
다만 2년차 신화 재현에 제동을 걸 경쟁자들이 쟁쟁하다는 점은 변수다. 지난 KLPGA 챔피언십 초반엔 이번 시즌 루키 현세린(19ㆍ대방건설)이 공동선두까지 치고 올라온 뒤 3라운드까지 선두권을 유지했고, 올해 근력운동으로 힘을 키운 김효주는 4라운드 8언더파 몰아치기로 샷 감각 회복을 알렸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2승의 배선우(26ㆍ다이와랜드)도 절정의 샷 감각으로 마지막까지 우승을 노렸다.
이번 E1 채리티 오픈에도 미국과 일본 무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LPGA파 가운덴 김효주와 이정은이 나서고, JLPGA파 가운덴 배선우를 비롯해 이보미(32ㆍ노부타엔터프라이즈), 안선주(33ㆍ모스푸드서비스)가 출전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 끝에 생애 첫 우승피를 들어올렸던 임은빈(23ㆍ올포유)도 2연패 도전에 나선다. 한편 이번 대회는 출전 선수가 총상금(8억원)의 10%인 8,000만원을 기부하고, 주최사인 E1이 동일한 금액인 8,000만원을 더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애쓰는 의료진 지원을 위한 기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