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부피 성장에 나쁜 영향”
의정부시 “연내 개선작업 실시할 것”
경기 의정부시의 도심 숲인 ‘행복로 문화의거리’에 식재된 소나무 60여 그루가 수년간 고무 끈에 꽁꽁 묶여 신음하고 있다. 의정부시가 2009년 행복로 조성 당시 소나무를 옮겨 심으면서 세운 지주목과 고정식 끈이 이후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나무의 생장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정부시는 태풍 등에 나무가 쓰러지거나 부러져 보행로로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관리 부실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찾은 의정부 행복로 문화의 거리(길이 600여m)엔 20∼30m 길이의 장송인 금강소나무 60여 그루가 실개천, 연못 등과 어우러져 곳곳에 서있었다. 하지만 나무에 지주목과 와이어로프(철사로 만든 고정용 선)에 연결된 고무 끈이 칭칭 감겨 있어 성장에 방해를 받고 있다는 지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몇몇 나무는 과다할 정도로 고무 끈이 강하게 동여매져 있었다. 나무의 생장에 따라 끈을 느슨하게 해줘야 하는데, 이 같은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포천시 산림조합 관계자는 “끈으로 칭칭 감아놓고, 방치할 경우 나무의 숨통을 조이는 것과 다름없어 부피성장에 많은 악영향을 끼친다”며 “자칫 시간이 오래 지나면 나무가 죽을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주민들도 “행복로의 자랑인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다”며 잇따라 민원을 제기했다.
의정부시는 개선 필요성을 인정, 대책마련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나무 길이가 보통 20m가 넘는 장송에 올라가 하는 고난위도의 작업이다 보니, 9월쯤 예산을 확보한 뒤 전문 업체에 맡겨 지지목과 고정 끈을 조정하는 작업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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