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에 “국민참여재판 하자”는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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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에 “국민참여재판 하자”는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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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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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양측 의견 숙고한 뒤 결정하겠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 측은 “대중 앞에서 피해 사실을 다시 한 번 증언하기 힘들다”며 이 교수의 신청을 수용하지 말아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창형)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A교수는 혐의를 부인하며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판단을 받겠다는 의사를 고수했다. A교수는 서울대에 재직 중이던 2015~17년 외국 학회에 제자 B씨와 동행, 세 차례에 걸쳐 B씨의 신체를 만져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8월 A교수를 해임했다.

교수 측이 밝힌 국민참여재판 요청 이유는 신체 접촉은 인정하나 B씨의 주장과 세부적 사실관계가 다르고, 해당 행위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인지 배심원의 판단을 들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A교수 변호인은 “피해자가 이미 학내 조사 및 경찰 수사 과정에서 실명을 밝히며 피해사실을 알리고 언론 인터뷰를 한 만큼 다른 성범죄 사건과 조금 달리 접근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해자 측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B씨 변호인은 “무차별적인 사람들 앞에서 다시 피해 사실을 재연ㆍ증언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시간을 겪고 싶지 않다는 것이 피해자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애초 B씨가 실명을 공개한 것도 학교 측이 A교수에 정직 3개월의 가벼운 처분을 내리자 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마지막 수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 번 실명을 공개했다는 이유만으로 향후 재판과정에서 또 다시 이름을 공개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A교수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대법원 판례를 소개하며 검찰과 양측 의견을 더 숙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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