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과 이정재가 영화 ‘신세계’(2013) 이후 7년 만에 호흡을 맞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7월 개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극장가 여름 흥행대전이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27일 스릴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7월 개봉을 발표하며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살인청부업자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촬영 분량 80% 가량을 일본과 태국 등 해외에서 소화했다. 2014년 ‘오피스’로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대된 홍원찬 감독 신작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늦봄 또는 여름 개봉이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극장 관객이 급감하면서 개봉이 무기연기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제작비 100억원대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여름 개봉을 확정하면서 여름 극장가는 치열한 흥행 경쟁을 예상케 하고 있다. 제작비 250억원대인 우주 SF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는 최근 티저 예고편을 공개하며 여름 개봉을 못 박았다. 1,000만 영화 ‘부산행’의 후속편인 ‘반도’(감독 연상호)는 3월 스틸을 첫 공개하며 여름 개봉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도 여름에 개봉한다. ‘베테랑’(2015)과 ‘군함도’(2017)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 ‘모가디슈’도 여름 개봉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름 빅4로 꼽히던 ‘승리호’와 ‘반도’ ‘영웅’ ‘모가디슈’ 싸움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까지 끼어들게 된 셈이다.
과열 양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극장 관객이 예년보다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태에서 여름 시장의 출혈경쟁이 지나치게 심하다는 것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여름 극장가에선 대작 4편이 나와도 2편 정도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상황이 더 나빠진 올해 여름은 더 사활을 건 흥행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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