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용 소형보트를 이용해 충남 태안 해변으로 밀입국한 뒤 도주한 중국인 가운데 한 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해경이 버려진 보트 발견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지 사흘 만이다.
27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밀입국 용의자 6명 가운데 한 명인 A(43)씨를 전날 오후 7시 55분쯤 전남 목포시 상동 인근에서 붙잡았다.
해경조사결과 A씨는 지난 20일 오후 8시(현지시각)쯤 일행 5명과 함께 중국 산둥성 위해에서 출발해 21일 태안군 의항리 해변 갯바위에 도착했다.
이들은 해안가에 보트를 그대로 두고 도로로 나가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를 타고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목포로 갔다.
A씨는 태안에서 발견된 레저용 보트가 중국에서 타고 온 모터보트와 같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불법체류를 하다 체포돼 강제 출국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A씨를 붙잡은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의뢰해 27일 오전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해경은 A씨를 태안으로 압송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A씨의 건강 상태다 여의치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검거 과정에서 많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나머지 밀입국자 5명에 대한 검거, 밀입국 목적, 밀입국 경로와 협조자 등 공범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태안 의항리 해변에선 지난 23일 오전 11시쯤 인근 주민이 중국인들이 밀입국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1.5t급 레저용 모터보트를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경찰은 모터보트 발견 지점 인근 도로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21일 오전 해변에서 도로 갓길로 걸어가는 남성 6명의 모습을 확인했다. 다만 1㎞ 거리에서 찍혀 얼굴 등을 정확히 식별하는 것은 어려웠다.
또 소형 모터보트로 중국에서 바다를 건너 충남 서해안까지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이들의 밀입국을 도운 대형 선박 등 모선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건 전담수사팀은 “검거한 남성은 모터보트를 타고 직접 중국에서 태안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현재로선 모선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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