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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온다는 얘기에 ‘피신’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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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온다는 얘기에 ‘피신’가려 했다

입력
2020.05.26 20:07
수정
2020.05.26 21:5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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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할머니 수양 딸 “1, 2차 기자회견문 내가 썼다” 

 “미리 양해 구했는데 6시간 기다렸다고 소문내다니”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수양딸이 작성한 기자회견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대구=왕태석 선임기자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수양딸이 작성한 기자회견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대구=왕태석 선임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 후 경남 밀양의 삼랑진으로 자신을 찾아온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인을 피해 택시타고 대구로 가려 했다는 수양딸의 진술이 나왔다. 윤 당선인에 대한 분노가 워낙 크다 보니 이 할머니가 일종의 ‘피신’을 도모했다는 얘기다.

40대 초반의 수양딸 A씨는 26일 본보와 통화에서 “지난 7일 대구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삼랑진에 내려가 있었는데 윤 당선인 측에서 ‘내려와 있으니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A씨는 “엄마(이 할머니)가 자신도 모르는 윤미향 의혹을 알게 되면서 상처도 받고 화도 많이 나 있던 터라 일부러 밖에서 전화하면서 ‘가라 앉으면 하자’고 양해를 구했다”며 “그런데도 ‘6시간 기다렸다’고 소문내는 것은 뭐 하는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만나러 온 것을) 눈치채고 택시를 타고 대구의 집으로 간다고 크게 역정을 냈다. A씨는 “절에 가면 TV도 못볼 것 같아 진관 스님(불교인권위 공동대표)에게 연락해서 지리산 일대를 다녔다”고 회상했다.

A씨는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문을 작성하면서 윤 당선인과 관련된 내용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초 대구의 ‘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측에서 25일 기자회견문을 작성했는데, 서문에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며 “엄마가 평소 (윤미향 문제는) 검찰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 얘기한 터라 굳이 국민을 갈라치기할 수 있는 윤미향 관련 글은 뺐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 전 경기 수원에서 동생을 만난 후 서울에서 잠시 생업을 하고 있는 A씨에게도 기자회견문을 작성해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시민모임의 기자회견문이 더 좋다며 대구로 내려간 후 정작 수양딸이 작성한 글을 배포했다.

A씨는 “엄마가 시민모임 글이 더 좋다고 해서 ‘알았다’고 했는데 뜻밖에 내 글을 배포했다”며 “엄마 얘기를 들으면서 썼기 때문에 기자회견문은 같이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7일 기자회견 때도 이 할머니 회견이 너무 장황해 회견 직후에 요점을 정리해 기자회견문을 작성, 배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기자회견문 배후작성설을 주장한 김어준 tbs 라디오 ‘뉴스공장’ 진행자에 대해 “영향력있는 방송인이 가만있는 시민을 상대로 배후니 뭐니 얘기해서 너무 화난다”며 “할머니의 생각이 아닌 것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조용히 있었는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원인 A씨는 2015년 이 할머니와 수양딸 인연을 맺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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