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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해볼만 하다” 인증서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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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해볼만 하다” 인증서 ‘춘추전국시대’

입력
2020.05.27 01: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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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21년 만에 폐지되는 공인인증서의 빈자리가 IT와 금융권 공룡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의 패스(PASS)와 카카오페이 인증이 선두 주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와 핀테크(금융기술) 강자인 토스까지 출사표를 던지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여기에 시중은행들도 자체 기술을 앞세운 인증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인증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6일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한국전자인증과 인증서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토스는 2018년 11월 수협은행에 인증서를 발급하기 시작해 누적 발급 인증서는 1,100만건 수준이다. 토스는 이번 한국전자인증과의 계약으로 본격적으로 인증서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한국전자인증은 금융사 외에도 정부기관 등 인증서가 필요한 각종 기관에 토스 인증서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토스 입장에서는 그간 제휴 금융사를 중심으로 펼쳐 온 인증서 사업 범위를 크게 확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해 6월 인증서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역시 사업 확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인증서는 네이버 외 다른 웹사이트에서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본인 인증이 가능하다. 이들은 네이버 인증서가 적용된 고지서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보험사 등으로 제휴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사실 토스나 네이버 모두 이미 인증 시장에 진출한 상태였지만, 사설인증 시장 ‘빅2’로 꼽히는 카카오페이와 PASS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20일 전자서명법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 11월부터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자 사설인증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사업 확대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인증서
네이버인증서

금융회사들도 IT기업에게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은행권은 은행연합회와 회원사들이 만든 은행권 공동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이 있지만, 자체 인증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사설인증서 ‘KB모바일인증서’가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 36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발급에 걸리는 시간이 1분 안팎이고 다른 인증서와 달리 유효기간이 없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공인’ 인증서를 발급해온 금융결제원도 환골탈태를 예고한 상태다. 금융결제원은 인증서에 자동갱신 기능을 추가하고, 특수문자를 포함해 10자리가 넘어야 했던 복잡한 인증서 비밀번호도 지문, 안면인식 같은 생체인증이나 6자리 핀(PIN)번호, 패턴 등 한층 간편하게 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설인증서 춘추전국시대’라고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시장에서의 승패는 누가 더 빨리 더 많은 기관과 제휴를 맺어 주도권을 잡는지에 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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