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26일 “내년 있을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대선을 1년 9개월여 남겨두고 대권 재도전 의사를 피력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팬카페인 ‘유심초’ 창설 5주년을 맞아 회원들에게 보내는 축하영상에서 “보수 단일 후보가 돼서 민주당 후보를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쭉 다져왔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 통합 이후 잠행했던 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던 4ㆍ15 총선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내 후보들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총선 참패 이후 다시 한 달이 넘게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갑작스런 그의 대권 도전 선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여러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김종인 비대위 출범에 앞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그간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유 의원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통합당) 대표 등에 대해 “(대선주자로) 시효가 다했다”면서 새로운 피를 수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내정자가 당의 고삐를 잡고 젊은 정치인을 띄울 경우, 유 의원의 입지가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이른 시간에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다만 유 의원이 통합당의 대선 주자에 오르기까지는 2017년 바른정당 후보로 19대 대선에 나섰을 때보다 더 녹록지 않다. 보수는 물론 중도층에서의 지지율도 3년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남은 기간 장외에서 유 의원이 어느 정도 보수 혁신의 아이콘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그가 던진 승부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이번 총선을 통해 김웅, 유경준, 유의동 당선자 등 ‘유승민계’로 묶일 수 있는 의원들이 적지 않게 통합당에 포진하게 됐다”며 “원외에서 국정운영에 대한 비전을 보여준다면 보수는 물론 중도층 지지까지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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