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 기소 여부 결정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삼성 수사의 정점인 이 부회장 조사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을 두고 1년 6개월간 벌인 검찰 수사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26일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영상녹화실에서 조사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기준 변경 과정의 의사결정에 관여한 정황에 대해 장시간 신문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는 식의 불법 합병이 이뤄졌으며, 이는 결국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핵심 작업의 일환이라 의심해왔다. 이 부회장은 합병 국면에서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다.
검찰은 수사의 단초가 된 삼성바이오의 회계 부정 의혹도 이 부회장 승계 작업과 무관치 않다고 보면서 이 부회장과의 연결고리를 짚는 데 주력했다. 삼성바이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 장부상 4조5,0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검찰은 제일모직의 핵심 자회사이던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에 빠지면 합병 정당성에 흠집이 날 것을 우려해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이 부회장이 소환되면서 1년 6개월간의 삼성 수사도 종착역에 다다랐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황에 따라 한두 차례 더 부른 뒤 6월 중 전ㆍ현직 삼성 고위직들과 함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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