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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포럼] 송호근 “K방역 4T로 성공 거둬… 문명적 뉴딜이 뭔지 보여주자”

입력
2020.05.26 14:57
수정
2020.05.26 19: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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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강연서 시험(Test), 추적(Trace), 치료(Treat), 투명성(Transparency) 강조

“뉴노멀 대비하면 또다른 기회” 그린 뉴딜 등 포스트 코로나 키워드 제시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20 한국포럼’에서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가 '코로나 뉴노멀에서 문명적 뉴딜로'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20 한국포럼’에서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가 '코로나 뉴노멀에서 문명적 뉴딜로'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문명적 뉴딜’이 뭔지 우리가 보여줘야 한다. 한국은 그럴 자격이 있다.”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 ‘2020 한국포럼’ 주제는 ‘포스트 팬데믹, 위기인가 기회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를 조망해보기 위함이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가 가져야 할 자신감, 그리고 사명감을 강조했다. 서울대,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송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코로나 뉴노멀에서 문명적 뉴딜로’라는 제목의 특강은 송 교수의 고백으로 시작됐다. 그는 “45년간 사회학을 하면서 서구 사회에 대한 선망 같은 게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열등감을 완전히 극복했다”며 “해방 이후 우리가 길러 온 힘, 역량이 이번 기회에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발견한 것들을 얼마나 새로운 사회 디자인(설계)에 투입할 수 있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전세계적 화제를 모은 ‘K방역’의 특징으로 ‘4T’, 즉 시험(Test), 추적(Trace), 치료(Treat), 투명성(Transparency)을 거론했다. 특히 “구미보다 훨씬 강한 사회적 포용력”을 최대 성공 요인으로 규정했다. 그는 “서구 사회가 겉으로는 개방된 것처럼 보였지만 인종, 계급, 종교, 이민 등에 의해 집단 간 칸막이가 만들어져 있었다”며 “그 차별과 격차의 칸막이 안까지 방역 체계가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어떻게 될까. 송 교수는 △이동성 △글로벌 네트워킹 △자원 극대화 3개의 키워드로 정리될 수 있는 지금까지 인류 문명이 코로나19 사태로 뒤흔들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 도래할 ‘뉴노멀’은 △언택트(비대면) 문화 및 디지털화 △탈(脫)세계화에 따른 리쇼어링(제조업체의 본국 귀환) △대량 생산ㆍ소비에 대한 생태론적 반성일 것으로 내다봤다. 송 교수는 특히 “리쇼어링이 활발해져도 모든 기업이 본국으로 되돌아가진 못한다”며 한국은 중간 생산 기지로서 새로운 기회를 쥐게 되리라 예상했다.

송 교수는 또 코로나19 때문에 그간 말만 풍성했던 ‘그린 뉴딜’이 본격화되리라 기대했다. 문명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2028년을 ‘화석 연료 문명 종말의 해’로 예견한 점을 언급하면서 “성장 레이스를 끝내고 공유 경제, 공유 사회로 전환하는 건 문명사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20 한국포럼’에서 특강 중인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서재훈 기자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20 한국포럼’에서 특강 중인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서재훈 기자

송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사회적 포용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국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도 앞서나가기 위한 4가지 키워드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K온택트(K-Ontact). 4차 산업 필수 인력과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인터넷 교육, 화상 경영, 화상 예배, IT 행정, 원격 진료 등에서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두 번째 K이코노미(K-Economy)는 한국의 새로운 경제 모델이다. 송 교수는 “인천, 포항, 울산 3곳에 경제자유구역을 만들어 리쇼어링 하는 기업들을 안착시키자”며 “다만 해당 기업 종업원들도 모두 받아들이는 개방성이 전제”라고 말했다.

세 번째 K시큐리티(K-Security)는 노동의 유연안정성이다. 그는 “저소득 노동자들을 기존 고용보험에 집어넣으면 갈등이 생기는 만큼 제2 고용보험을 따로 만들고, 공공 주택과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고, 대형병원을 배제한 원격 진료를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마지막은 K에코 그로스(K-Eco Growth)다. 송 교수는 구체적으로 △재생 에너지를 30%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30% 높이고 △석탄 에너지를 30% 줄이는 ‘30-30-30 그린 뉴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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