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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뚫은 영화 ‘톰보이’… 여성서사 내세운 시아마 감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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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뚫은 영화 ‘톰보이’… 여성서사 내세운 시아마 감독의 힘

입력
2020.05.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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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톰보이'는 남자아이가 되고 싶은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블루라벨픽쳐스 제공
영화 '톰보이'는 남자아이가 되고 싶은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블루라벨픽쳐스 제공

극장 관객이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수익은 엄두도 내기 힘든 실정이다. 덩치 큰 영화들은 개봉을 연기하기 일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들어낸 살풍경이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솟아난 영화가 있다. 프랑스 영화 ‘톰보이’다. 지난 14일 개봉해 25일까지 2만4,537명이 봤다. 다양성영화로서는 알찬 흥행 성적표다. 평일 관객이 1,000명 수준이라 손익분기점 ‘3만명’은 이번 주말에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시대, 보기 드문 흑자 작품이다.

‘톰보이’는 2011년 영화다. 9년이나 지나 한국에 개봉하는 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덕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지난 1월 개봉해 14만6,888명을 모았다. 1만명만 넘어도 성공이라는 다양성 영화시장에서 보자면 일대 파란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화제를 모으자 감독 셀린 시아마의 이전 작품들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 2월 개막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뒤늦은 판권 경쟁이 벌어졌다. 블루라벨픽쳐스가 승자였으나 코로나19가 덮쳤다. 하지만 시아마의 영화는 코로나19마저 이겨내고 말았다.

‘톰보이’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갈 나이가 다 된 여자아이 로레(조 허란). 새 동네로 이사간 로레는 자신을 ‘남자 미카엘’이라 소개한다. 짧은 머리에 활동적이고 축구를 좋아하니, 다른 아이들도 로레를 ‘남자 미카엘’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여자 리사는 남자 미카엘을 좋아하게 되고, 남자 미카엘은 그런 리사에서 남자친구처럼 군다. 하지만 ‘공식’ 성별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초등학교 입학을 통해 로레의 정체는 탄로날 위기에 처한다. 영화는 ‘남자가 되고 싶은 여자아이’를 통해 사회적 성별 구분, 가부장제의 완고함을 은근히 비판한다.

예상대로 ‘톰보이’ 관객 대부분은 젊은 여성이다. CGV 통계를 보면 여성 관객이 74%, 그 가운데 20대가 40%, 30대가 32%를 차지한다. 두 여인의 사랑을 통해 고루한 시대의 가부장제를 비판했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똑같다. ‘톰보이’의 홍보마케팅사 아워스의 최유리 실장은 “시아마 감독의 높은 인지도, 여성주의 서사에 대한 젊은 관객들의 선호도가 흥행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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