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What] 부산시교육청 요청에 지코 측 “보람있다” 흔쾌히 수락
100만 조회수 기록한 수능 금지곡 ‘존중송’ 이어 수업종도 인기
“왜들 그리 문을 안 열어, 뭐가 문제야 세이 섬씽(say something).”
중독성 강한 가사와 멜로디의 ‘존중합시다, 리스펙!’ 영상을 만들어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금지곡을 탄생시켰던 부산시교육청이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관련한 수업종(시종음)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코의 ‘아무노래’를 활용한 새 수업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지코의 ‘아무노래’를 개사해 수업종을 만든 장본인은 부산시교육청에서 학교 보건을 담당하는 전민경 장학사입니다. 전 장학사는 수업종을 만들어보자는 전영근 교육국장의 제안에 주변의 추천을 받아 지코의 ‘아무노래’를 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장학사는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 등은 학생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습관으로 만들기 쉽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재미있고 눈길을 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냥 흘러나오는 수업종이 아닌 학생들을 집중하게 하는 수업종을 만들고 싶어서 ‘아무노래’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부터 ‘아무노래’ 멜로디를 활용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 전 장학사는 “처음에는 최근 유행한 ‘미스터트롯’이나 ‘팬텀싱어’ 등에 나온 노래를 생각했는데, ‘아무노래’가 학생들 뇌리에도 꽂힐 거 같았다”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지코씨 소속사에 연락했는데, 무상으로 쓰게 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전 장학사는 저작권료를 지불하면 혹시 허락해주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14일 지코 소속사에 문의 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자 지코 측이 5일 만에 뜻밖의 내용을 담은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보람있게 생각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입금계좌번호, 입금료 0원이라고 적힌 사용 허가 양식을 보낸 거에요. 부산시교육청은 지코 측에서 흔쾌히 사용을 허락한 덕에 ‘아무노래’ 멜로디에 미리 개사한 가사를 일부 고쳐 지금의 수업종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다만 바쁜 일정 탓에 지코가 직접 부르는 건 성사되지 못해 제작 업체의 도움을 받아야 했어요.
‘아무노래’는 부산시내 초ㆍ중ㆍ고교 등에 22일부터 배포됐어요. 20일부터 등교하기 시작한 고3 학생들은 벌써부터 수업종을 수시로 흥얼거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해요. 3개월 동안만 사용 허락을 받은 부산시교육청이 벌써부터 3개월 후를 걱정해야 하는 정도에요.
부산시교육청은 ‘지코표’ 수업종을 만들기 이전부터 매번 참신한 콘텐츠를 선보여 왔어요. 지난달에는 코로나19 대응 생활수칙을 담은 ‘마손이의 하루’라는 1분 47초 분량의 애니메이션과 수업종을 공개했어요. 또 지난해에는 김석준 교육감이 직접 출연한 ‘존중합시다, 리스펙!’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이 곡은 수능 금지곡 반열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이 영상은 지난해 9월부터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기 시작해 100만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비록 원본 영상은 삭제됐지만, 지금까지도 유튜브 등을 통해 회자되고 있답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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