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후기 설립돼 전남지역 전통예술의 산실이자 예인들의 활동 구심점이었던 ‘나주 신청(神廳)’이 21세기 지역 전통문화 계승ㆍ창조를 위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전남 나주시는 지난 25일 전라도소리정원 나주신청문화관 개관식을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신청은 무가(巫歌)의 남자들이 친목으로 상부상조하며 후학을 교육하기 위해 조직한 단체로 예능을 연마하고 전수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나주를 중심으로 화순 장흥 해남 진도 여수 등 전라도 지역 군ㆍ현 단위의 큰 고을에 존재했으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삼현육각, 판소리, 신조 등 남도지역 전통예술은 대부분 신청 사람들에 의해 개발되고 전승돼 왔다.
조직 시기는 1800년(정조24년)에 만들어진 나주신청의 문서로 보아 19세기 이전으로 추정되며 여타 남도지역 신청들처럼 일제 강점기에 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나주신청은 조선후기 8명창 정창업을 위시해 어전광대 정재근, 근대 5명창 김창환 등 판소리 융성시대 주역들을 배출하며 서편제 판소리의 꽃을 피워냈다.
이 같은 나주 예인의 역사는 근대 이후까지 이어졌다. 한국 최초 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 정광수와 가야금산조의 안기옥, 정남희, 소고춤의 안채봉, 교방 굿거리춤의 김계화 등 수많은 명인ㆍ명창들이 나주에서 나왔다.
이번 나주신청문화관 건립은 전라도 정도 천년을 기념해 전남도와 함께 추진한 전라도 천년 정원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전라도소리공원 나주신청문화관은 부지 452㎡에 한옥 2동으로 전시와 공연장, 정자 등으로 구성됐다.
이 문화관에서는 판소리 창극 신조 등 전라도 소리문화 전승 및 다양한 공연예술체험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인문학강좌인 ‘나주소리 판’, 전통음악 전공자를 위해 ‘미스터 클래스’, ‘판소리 문화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할 예정이다.
강인규 나주시장은 “나주신청은 남도예술의 산실로써 조선 후기 명인명창을 대거 배출하고 판소리 융성시대를 주도했던 곳”이라며 “나주신청문화관은 전라도 소리문화를 세상에 알리고 향유하는 남도문예르네상스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