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대구에서 연 2차 기자회견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의 전신)가 모금활동에 피해자 할머니들을 일방적으로 이용했다고 비판한 25일, 이날도 온라인 공간 일각에서는 이 할머니의 비판을 단순한 돈 문제로 치부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 할머니가 정의연으로부터 성금을 받은 것이 사실인 만큼, 모금 과정에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이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마친 25일 오후, 팔로워가 2만4,000명에 달하는 트위터 계정(@da*******)에는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을 부정하면 안 되는 중요한 이유’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첨부된 은행 거래 영수증에는 2017년 11월 22일 이 할머니 앞으로 1억원을 입금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 영수증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지난 8일 공개한 생활지원금 지급 영수증이다. 당시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제기한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기부금이 투명하게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해당 트윗에는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의 원색적인 비난 답글이 달렸다. 한 이용자는 ‘이 늙은이야 말로 돈 욕심의 화신’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용수씨 10억엔 받고/자유당 비례하고 싶은 거지’라는 글을 적었다. 영수증을 올린 트위터 계정 소개에는 ‘친일 반민족 집단이 대한민국의 주류가 되어선 안 된다. 민주진영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트윗은 모두 차단한다. 진보의 탈을 쓴 일베에 불과하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한편 정의연은 이날 오후 6시쯤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냈다. 정의연은 입장문에서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증언집 발간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진실을 정확히 알리고 가해자의 범죄인정과 그에 따른 책임 이행을 이루게 하고자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에서 “정대협은 일제강점시 군수공장에서 일한 여성 노역자(정신대)와 관련된 활동을 한 단체인데 위안부 문제까지 다루면서 할머니들을 이용했다”라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한 반론이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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