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30년 동안 해 오면서” 울먹… 이용수 할머니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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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30년 동안 해 오면서” 울먹… 이용수 할머니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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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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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대구=왕태석 선임기자

“쭉 30년 동안 해 오면서…. “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호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의 기반을 닦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함께해 온 시절을 얘기하며 울먹였다. 그간 참아왔던 한(恨)이 터져 나온 격정이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의연 회계 불투명 문제 관련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다. 45분여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는 속에 묻어뒀던 말을 벼린 듯 다 꺼냈다.

이 할머니는 “30년 동안 이용당했다”며 절망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한 분노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워낙 고령인 탓에 힘들어하는 모습이었지만, 이 할머니의 말은 빈틈없이 단단했다.

다음은 이 할머니와의 일문일답

_윤미향 당선인에게 오늘 오라고 말씀하셨는데 안 왔다. 마음이 어떠신가. 그리고 윤 당선인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기자회견을 한다고 오라고 했다. 아직 그 사람은 자기가 당당하게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된다.”

_윤 당선인이 사퇴하길 바라나.

“그건 내 할 이야기가 아니다. 그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다. 사퇴하든지 말든지 그건 내가 말하지 않겠다.”

_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위안부 합의때 윤 당선인이 다른 할머니에게 ‘일본쪽 돈을 받지 마시라’고 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2015년에 돈이 나온 건 내게 비밀로 했다. 내게 말을 안 했으니까 난 모른다. 나중에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 편지를 화해와 치유의 재단 김태현 이사장이 다른 두 명과 함께 가지고 왔다. 1월29일이었다. 난 (돈을 받는걸) 반대했다. 다만, 누구에게 받지 말라고 한 적 없다. 내가 안 받으면 되는 거고 그래서 난 누가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도 모른다.

_정의연 등이 받은 돈을 할머니들을 위해 쓰지 않으신 사례나 경제적 도움을 요청했을 때 거절 당한적이 있나.

“해외 다니면서 모금하고 그런 건 전혀 모른다.”

_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왜 이제야 윤 당선인 관련 문제를 제기했는지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다.

“내가 무엇이든 바른말을 하니까 내게 전부 감췄다. 10억 엔이 왔을 때도 내가 알았으면 돌려보냈을 거다. 이들은 정대협과 나눔의 집 할머니들만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전국의 할머니를 도우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게도 그런 얘기를 한 적 없고 비밀로 했다. 30년을 참은 이유는 내가 데모라든지 이런 것들을 하지 말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 당선인이) 30년을 하고도 의리 없이 하루아침에 배신했다. 배신당한 게 너무 분했다. 자기가 하기 싫다고 배신해놓고, 국회의원으로 자기 사리사욕 채우는 거 아니냐.”

_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오빠는 열 살에 부산에서 고깃배를 타고 일본으로 끌려갔다. 6ㆍ25땐 형무소에 끌려가 학살당했고. 여러분들에 제가 부탁드린다. 저희만 피해자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피해자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피해자다. 우리의 조상들이 다 끌려갔다. 대한민국의 형제 자매 다 그랬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후손들에 올바른 역사교육을 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대로 내려간다. 나를 봐라. 엄청나게 이용당한 것도 많다. 하지만 서로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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