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만에 첫 여성 국회부의장이 탄생한다. 4선의 김상희(경기 부천 소사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의정사의 첫 여성 국회부의장 후보로 추대됐다. 김 의원은 일성으로 “국회에 진출한 여성의 자기 역량과 대표성 발휘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선인 총회를 열고 6선의 박병석 의원을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김 의원을 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로 각각 추대했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 몫이다. 2석의 부의장은 여야 교섭단체가 나눠 맡는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저를 최초의 국회 여성 부의장 후보로 결정한 민주당은 73년 헌정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며 “제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시대적 요구와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응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부드럽지만 과감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혁신하는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다”며 “과거 의전에 치중한 국회부의장의 소극적 역할에서 벗어나 여야의 소통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여성 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김 의원은 “국회에 여성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지원이 굉장히 중요하고, 당의 마인드도 중요하다”며 “(부의장으로서) 분위기를 만들고 제도를 개선해서 국회에 진출한 여성의원들이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대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충남 공주 출신의 김 의원은 지난 30여년간 민주화 운동과 여성 운동, 환경 운동에 잔뼈가 굵은 시민운동가로 2007년 정계에 입문했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과 함께 21대 국회 여성의원 가운데 최다선이다. 1987년에는 한국여성민우회를 창립, 여성민우회 상임대표와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21대 국회 의원 300명 가운데 여성 의원은 57명으로 전체의 19%다. 20대 국회(17%)와 비슷한 수준으로 국제사회에 내놓기 부끄러운 수치다. 지난해 국제의회연맹(IPU) 통계에 따르면 세계 193개국 중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평균 24.3%로, 프랑스 39.7%, 이탈리아 35.7%, 영국 32.0%, 독일 30.9%, 미국 23.5% 순이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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