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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기자 ‘검언 유착’ 진상 규명, 결국 檢 칼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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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기자 ‘검언 유착’ 진상 규명, 결국 檢 칼끝에

입력
2020.05.26 01: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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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자체 진상조사 공개… 기자 개인 윤리위반 재확인에도

“휴대폰ㆍ노트북 이미 초기화 해 녹음파일 등 증거 못 찾아”

해당 기자는 “성급한 결론” 반박… 검찰, 포렌식 등 동원할 듯

채널A가 22일 '뉴스A' 앵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자사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해 부적절한 취재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채널A 화면 캡처
채널A가 22일 '뉴스A' 앵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자사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해 부적절한 취재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채널A 화면 캡처

채널A가 검찰 고위 간부와 유착하고 취재원을 협박해 여권 인사 비리를 캐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자 개인의 윤리 위반이라는 결론을 재확인했다. 채널A 기자가 녹음파일을 삭제함으로써 검찰 고위직의 실체 및 기자와의 커넥션 여부 규명은 실패했다. 이로써 검언 유착 의혹의 진상 규명 책임은 다시 검찰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채널A는 25일 회사 홈페이지에 A4 53쪽 분량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올렸다. “이번 사건은 이모 기자가 신원 불명의 취재 대상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게 보고서의 골자다. 그러면서 소속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모 기자와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는 검찰 고위직과의 대화내용 등을 밝히진 못했다.

채널A는 다만, 이 기자가 제보자로 알려진 지모씨를 만나는 과정에 대해 검찰 관계자와 대화했을 가능성은 열어놨다. 지씨는 올해 2, 3월 이 기자 등이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ㆍ전 신라젠 대주주) 대표를 접촉했을 때 이 전 대표 대리인을 자처한 인물이다. 앞서 MBC는 3월 현직 검찰 간부와 친분을 과시한 이 기자가 이 전 대표의 가족 수사 등을 거론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리 의혹을 캐내려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채널A는 조사 한계를 인정하면서 이 기자가 조사위의 조사 착수 전 주요 증거를 지웠다고 밝혔다. 이 기자가 자기 휴대폰 2대와 쓰던 노트북을 이미 초기화해 주요 증거가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상급자인 법조팀장과 사회부장의 휴대폰에서도 4월 1일 이전 이 기자와의 카카오톡 대화가 삭제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기자 등 관련자 진술로 “이 기자의 자발적 취재”라고 잠정 결론내면서 윗선 개입 의혹은 재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기자가 회사의 결론에 “추정에 그친 성급한 결론”이라 반박하면서 채널A의 진상조사 내용조차 진실 공방에 휘말리는 분위기다. 이 기자 변호인은 입장문을 내어 “검찰 고위직과 취재 과정을 논의한 적이 없고, 지씨에게 들려준 음성파일 속 상대는 검찰 고위관계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이 기자의 동의 없이 휴대폰 2대를 포렌식(삭제 복구)한 사설 업체를 검찰에 알려줘 압수수색을 받게 했고, 지난 14일 서울의 모 호텔에서 검사와 만나 동의 없이 휴대폰을 제출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 주장했다.

채널A가 자체 조사에서 검언 유착 의혹의 실마리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 내용조차 진실공방에 휘말리면서, 핵심 의혹은 다시 검찰 손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기자가 지씨에게 들려준 녹음파일 존재 여부와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검찰 고위 관계자의 실체, 이 기자가 임의로 조작해 지씨에게 보여줬다는 녹취록의 성격 등이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아울러 지씨와 이 전 대표의 관계, 지씨가 채널A기자 접촉을 유도하고 역이용한 정황 등도 규명할 과제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이 기자 휴대폰 등에 대한 포렌식을 거쳐 핵심 의혹에 접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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