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결석’ 일하는 국회 기준 적용하면… 20대 국회의원 절반이 세비 깎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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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결석’ 일하는 국회 기준 적용하면… 20대 국회의원 절반이 세비 깎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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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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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하는 국회 추진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 회의에 결석한 비율이 10%를 넘는 국회의원이 150명(54%ㆍ277명 중)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임위에 꼬박꼬박 참석하며 개근한 의원은 11명(3.66%)에 불과했다. 의원들이 의정활동이라는 ‘본업’에는 뒷전이라는 얘기다.

의원ㆍ정부가 발의한 법안 등 안건은 ‘소관 상임위 → 법제사법위원회 → 본회의’를 거쳐 처리된다. 여야가 상임위 단계에서 합의한 안건은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통과되는 게 보통이다. 상임위가 국회 의정활동의 ‘뿌리’라 불리는 이유다. 그런데 의원들이 상임위 활동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이 출석률로 확인된 셈이다. 상임위 출석을 강제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그 때뿐이었다. 그 장치를 담은 국회법을 개정하는 것도 의원들이기 때문이다.

◇의원 절반이 출결 ‘낙제점’

한국일보는 25일 참여연대 ‘열려라 국회’에 공개된 20대 국회의원들의 상임위 출석 여부를 집계했다. 현역 의원 277명(전ㆍ현직 국무위원 및 국회의장 제외) 가운데 임기 중 열린 상임위에 결석한 비율이 10%를 넘는 의원은 150명으로 집계됐다. 결석에는 청원휴가와 출장도 포함된다.

민주당은 이유 없이 회의에 불참한 의원의 세비를 깎는 내용의 ‘일하는 국회 개혁안’을 21대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불출석 일수가 전체 회의의 10~20%면 세비의 10%를, 그 이상이면 더 많이 깎는 식이다. 이를 20대 국회 상임위에 적용하면, 절반 이상의 의원이 세비 삭감 대상이 되는 셈이다.

정당별로 보면, 통합당 의원들의 출석률이 저조했다. 미래한국당 의원을 포함한 통합당 의원 108명은 총 1만9,407번의 회의(국무위원 인사청문회ㆍ국정감사ㆍ개별 특별위원회 포함) 중 1만6,323번만 참석했다. 출석률은 84%에 그쳤다. 반면 민주당 의원(117명)의 출석률은 91%였다. 민생당(17명)과 정의당(6명)은 각각 88%, 87%를 기록했다.

3선 이상 다선 중진일수록 상임위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입증됐다. 20대 국회 초선과 재선 의원의 상임위 출석률은 각 90%, 89%에 달했지만, 3선은 85%, 4선과 5선이 각각 80%, 6선 이상 73% 등으로 조사됐다. 선수와 출석률이 반비례하는 것은 의원들이 상임위 활동을 그 만큼 가볍게 본다는 뜻이다.

출석률 하위 명단에도 다선 의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7선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22번 회의 중 60번(49%)만 참석하며 출석률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어 4선의 한선교 미래한국당 의원(57%), 3선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60%)와 우상호 민주당 의원(64%), 8선의 서청원 우리공화당 의원(65%) 등이 뒤를 이었다. 초선 중에는 조훈현 미래한국당 의원(68%), 강효상 미래통합당 의원(71%) 등의 출석률이 낮은 편이었다.

◇무단결석 없는 ‘개근상’ 11명

단 한 번도 무단결석을 하지 않은 의원은 11명이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132번 회의에 전부 출석하며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같은 당의 한정애ㆍ김영진ㆍ유동수ㆍ김정우ㆍ김철민ㆍ홍익표ㆍ인재근ㆍ기동민ㆍ김영호 의원, 민생당 장정숙 의원도 각각 휴가나 결석 사유를 미리 밝히는 ‘청가(청원휴가)’ 1~4번을 제외하고 무단결석 없이 모든 회의에 참석했다. 모두 초ㆍ재선 의원들이다. 3선의 정성호 민주당 의원의 출석률도 98%에 달해 ‘모범’이 됐다.

의원들의 상임위 출석이 저조한 것은 국회법상 회의 출석 의무조항이 없을뿐더러 결석에 따른 ‘페널티’가 약하기 때문이다. 가령 의원이 회의에 사전 통보 없이 불참하면 특수활동비 중 회의 참석수당(약 3만원)이 삭감될 뿐이다. 각 당이 총선 공천에 본회의ㆍ상임위 출석률을 참고하긴 하지만,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상임위와 본회의 등등에서 법안을 심의ㆍ조율하는 게 본업이자 기본인데, 계파, 공천 등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에만 집중하고 있어 주객이 전도됐다”며 “외부 통제 장치 등을 통해 회의 참석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연구원이 지난해 6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나 벨기에는 상임위에 일정 횟수 이상 불출석하는 의원의 상임위원 자격을 박탈한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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