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때문에 안 되겠다.”
이달 말 주일 예배에 교인 80%를 참석시키려던 개신교계가 결국 뜻을 접었다. 잡히는 듯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뒤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다.
31일을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로 선포하고 당일 현장 예배에 많은 교인이 출석하도록 힘써달라고 소속 교회들을 독려해 온 개신교 연합 기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25일 “당초 80%였던 (교회별) 교인 출석 목표치를 조정해달라”고 교회들에 요청했다. 한교총은 “수치적 목표 달성에 매달리기보다 개별 교회의 장소와 방역 여건에 맞춰 거룩한 은혜와 감동이 있는 예배 회복의 날이 되도록 준비해달라”고 지침을 수정했다.
더불어 한교총은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 여건을 충분히 감안해달라”며 “일부 지역의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지역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날짜를 조정할 수도 있다”고 안내했다.
또 “이 캠페인은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끝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 예배를 회복시키기 위한 교회의 불가피한 행동”이라며 “모든 교회는 ‘교회 방역 준칙’을 철저히 지키고, 교인들이 교회 안에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지도해주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한교총 사회정책위원장인 소강석 목사는 “대한민국이 ‘생활 방역’으로 일상을 회복해가는 시점에 한국 교회도 교회의 첫째 목적인 예배의 새로운 실천 모델을 찾아야 했고, 그래서 전개했던 예배 정상화 캠페인이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이라며 “그런데 캠페인을 전개하던 중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지금도 국지적으로 지역 감염이 보고되고 있다”고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한교총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ㆍ합동 등 30개 개신교단이 가입돼 있다. 전체 개신교계 90% 이상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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