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뷔페식당서 열린 돌잔치로 감염 확산
“코로나 아니어도 돌잔치 왜 하나” 목소리
경기 부천의 뷔페음식점에서 열린 ‘돌잔치’를 통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24일 13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집단감염과 맞물려 아이의 첫 생일을 축하하는 돌잔치를 향한 눈총도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돌잔치의 전통적 의미가 퇴색된 만큼 간소화하자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다.
이달 9일 경기 부천의 ‘라온파티하우스’ 뷔페음식점에서 열린 돌잔치에서는 사진을 찍기 위해 참석한 프리랜서 사진사 A(49)씨를 시작으로 돌잔치 주인공 1살 유아와 유아의 부모, 외조부모, 지인, 직원 등 이날까지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돌잔치 감염 사태의 시작은 앞서 이태원 클럽을 다녀오고도 직업과 동선을 숨긴 ‘인천 학원강사’다. 이 학원강사로 인한 3차 감염자 A씨는 9일뿐 아니라 10일, 17일에도 해당 장소에서 사진사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돌잔치 하객 390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가뜩이나 ‘작은 돌잔치’가 자리잡는 등 관련 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집단감염 사태에 볼멘 소리를 내놨다. 관련 감염 사태를 보도한 기사에는 “코로나19를 떠나 요즘에도 돌잔치를 한다니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아기가 조기 사망하는 일이 드문 상황에서는 더 이상 돌잔치의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과거엔 첫돌과 환갑을 못 넘기고 죽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환갑 잔치도 친척도 안 부르고 직계가족끼리 보내는데 돌잔치도 그래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잡코리아가 직장인 5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참석을 꺼리는 경조사 1위는 ‘평소에는 왕래ㆍ연락 없다가 뜬금없이 초대받은 결혼식이나 돌잔치(55.5%)’가 차지했다. 벼룩시장 구인구직이 직장인 2,1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부담을 느낀 경조사를 ‘돌잔치’라고 꼽은 응답(23.9%)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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