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지난해 영화 ‘김복동’의 해외 상영을 위해 배급사와 협의 없이 해외상영료 모금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배급사 대표는 “모금 활동을 진행하는 건 알았지만 1,300만원이라는 모금액은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24일 사회공헌 기부 플랫폼 ‘카카오 같이가치’에 따르면, 정의연은 지난해 8월 같이가치를 통해 영화 김복동 해외상영회를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영화 김복동은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린 후 평생을 전 세계 전쟁 피해 여성을 위해 투쟁해 온 고(姑) 김복동 할머니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정의연이 설정한 모금 목표액은 1,800만원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김복동 영화를 10회 상영하는 데에 1,300만원 상당이 들고, 전시물 및 영문 자료집, 홍보물 제작에는 약 500만원이 사용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후 정의연은 지난 1월 모금액 사용 내역을 안내하는 새소식 코너를 통해 ‘국내 배급사와 협의해 해외 순회 상영회에 대한 상영료를 면제받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상영료로 책정했던 1,300만원 등은 ‘향후 영화 김복동 해외상영회 및 2020년 정의연 해외 캠페인 예산으로 지출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배급사인 엣나인필름 관계자는 “정의연이 영화 김복동의 해외 상영 관련 모금활동을 해 온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다만 해외상영료 목적으로 1,300만원을 책정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 순회 상영은 1회당 300~500달러(약 37만~62만원) 정도가 들기에 정의연이 모금한 1,300만원은 상영회를 20회 이상 진행 할 수 있는 규모다.
정의연이 배급사로부터 상영료를 면제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저작권 등 측면에서 해외상영료는 분명히 존재하기에 배급사가 상영료를 면제할 권한은 없다”며 “제작사인 뉴스타파 측과 협의해 영화가 완성된 이후 수익금 일부를 정의연에 기부할 계획은 있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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