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재창단을 선언한 대전 하나시티즌이 무패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외국인 ‘임대생’ 안드레 루이스(23)의 활약으로 매 경기마다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면서 K리그2(2부리그) 우승후보로 우뚝 섰다.
대전은 지난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2부리그) 2020 3라운드 경기에서 홈팀 제주 유나이티드를 3-2로 꺾었다. 이로써 대전은 개막 후 2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기업축구단으로 재창단하며 개막 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대전은 첫 경기부터 승리를 기록했다. 특히 뒷심이 강해, 항상 상대에게 선취골을 내어주고도 지지 않는다. 5년만에 만난 제주를 상대로도 놀라운 대역전극을 선보였다. 제주는 전반 18분 선취점을 따내고, 후반 10분 두 번째 골까지 따내며 경기의 흐름을 빼앗아왔다. 그러나 대전은 포기하지 않았고 후반 13분부터 차근차근 한 골씩을 더하더니, 3골을 내리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승리의 중심엔 안드레가 있다. 브라질 명문 구단 코린치앙스 소속인 안드레는 임대 신분으로 올 시즌 처음 K리그에 발을 디뎠다. 안드레는 개막 후 3경기 연속 골을 성공시켰는데, 그것도 항상 ‘역전의 발판’이 되는 귀한 골을 뽑아내 탄성을 자아냈다. 1라운드에선 수원FC에게 0-1로 끌려다니던 중 득점을 해내며 분위기를 바꿨고, 2라운드 충남 아산과의 경기에서는 2점을 먼저 내준 상황에서도 멀티골을 따내며 간신히 패배를 면케 했다. 제주와의 경기에서 대전의 추격골을 처음 터트린 주인공도 안드레였다. 팬들은 그의 활약세에 ‘대전 루니’라는 별명도 지어줬다.
황선홍(52) 감독도 첫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안드레에 대해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며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황선대원군’의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본래 황 감독은 외국인 선수와 좀처럼 연이 없어, 쇄국정책을 펼치던 흥선대원군을 빗대 황선대원군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러나 시즌 개막 전 “외국인 선수를 못 쓴단 편견을 깨고, 외국인 선수의 장점을 살려 능력을 끌어내고 싶다”며 외인 활용에 대한 각오를 밝힌 그는 세 경기 연속 안드레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줬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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