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6년차 김효주(25ㆍ롯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개막전 KLPGA 챔피언십에서 보인 ‘마스크 투혼’ 속내를 밝혔다. 대회 기간 중 상당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에 임한 건 해외에 중계되는 대회에서 국내 방역 의식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효주는 24일 본보와 전화인터뷰에서 KLPGA 챔피언십 대회 중에도 마스크를 꾸준히 착용한 데 대해 “해외에서 한국이 얼마나 방역에 신경 쓰는지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대회가 전 세계에 방송되는 데다, 협회와 후원사들이 힘들게 대회를 열어준 데 따른 고마움을 전하는 방법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LPGA 투어 개막이 미뤄지면서 국내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대회에 참가중인 김효주는 지난 KLPGA 챔피언십에서 경기 도중에도 검정색 마스크를 꾸준히 착용해 화제가 됐다. 1~3라운드에선 마스크를 잠시 벗어두기도 했는데, 18홀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4라운드에선 무려 8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대회 직후 그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덕에)엽기 사진이 안 나와 좋았다”고 밝혔지만, 나름대로 세계를 향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메시지를 품었던 셈이다.
지난해 준우승만 3번 기록한 아쉬움을 털기 위해 근육을 늘리고 체력도 키우는 등 겨우내 혹독한 훈련을 마친 터라 LPGA 개막 연기가 몹시 아쉽지만, 미국과 일본에 앞서 한국에서만 대회가 열리는 데 따른 자부심도 크다. 그는 “미국에 있는 동료들이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고 있는 점을 부러워하고, 응원도 많이 해 주고 있다”며 “기사들을 보니 아직 미국은 대회를 재개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김효주는 일단 28일 개막하는 E1채리티오픈부터 6월 제주에서 예정된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S-오일 챔피언십까지 출전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국내 대회를 치르면서 박현경(20ㆍ한국토지신탁) 임희정(20ㆍ볼빅) 등 2000년대생들의 약진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2000년대생들의 활약에)정말 잘 친다는 생각만 했고, 감탄도 했다”며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할 위치는 아니지만, 이들이 LPGA 무대에 와도 충분히 통할 거란 생각을 한다”고 격려도 전했다.
상황에 따라 국내 대회를 더 치를 수 있지만 그는 “가능한 빨리 미국에서도 대회가 열려 LPGA 투어에 참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내 일정 가운데 가능한 한 차례 우승을 거두는 게 1차 목표라는 그는 “희망사항이지만, (미국으로 가기 전)관중들이 있는 대회를 치러보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국내 의료진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효주는 “의료진들 덕분에 여자프로골프도 재개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는데, 의료진들도 건강을 꼭 챙기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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