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미국 핵실험하면 대북 협상에도 방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얼굴을 마주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미국이 지난 28년 간 중단했던 핵실험의 재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ㆍ중국과의 협상에 유용하다는 판단에서인데, 실제 실험 재개 시 세계 안보의 안정성 저해는 물론 미국의 대북 협상에서도 방해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지난 15일 국가안보 기관 수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다른 핵 강국과의 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1992년 이래 중단해온 미국의 핵실험 재개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도 핵실험을 한다면 다른 나라들과의 핵 군축 협상을 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애기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고위 관료는 “회의에서 핵실험 재개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결론 났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번 논의는 사실상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언제든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장을 날리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몇 달 간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폭발력이 낮은 저위력 실험을 실시해 핵에너지를 방출, 무수율 실험 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그간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핵실험을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밝혀왔지만, 양국이 협상을 거부할 경우 핵실험을 진행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바 있다.

다만 만약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세계 안보의 안정성 저해는 물론 미국의 대북 협상에서도 방해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복수의 정보통에 따르면 국가핵안보국(NNSA)이 이번 논의에서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미 군축협회(ACA)의 다릴 킴벨 사무국장 또한 “미국이 핵실험을 하면 다른 핵보유국도 마찬가지로 추진할 것”이라며 “전례 없는 핵무장 경쟁을 초래하고, 북한도 핵실험 중지를 준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대북 협상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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