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 만들겠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인 23일 “세월이 흘렀지만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이 그립고 또 그립다”며 “노 전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애도했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노무현 대통령님께 띄우는 편지’에서 ‘노무현의 시대가 오면 나는 거기에 없을 거 같아요’라는 노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살아생전 앞날을 예측했던 걸까, 슬프디 슬픈 이 한마디가 5월을 온통 뒤흔든다”고 회고했다.
이어 “부산 최초로 5ㆍ18 광주 진실을 알린 인권변호사, 유세 도중 ‘부산 갈매기’를 즉흥적으로 불렀던 국회의원 후보, 의경 거수경례를 받을 때도 고개 숙여 답례할 줄 알았던 대통령, 손녀가 다칠까 자전거 뒷자리에 손수건을 깔아주던 다정다감했던 할아버지, 그 모습이 지금 몹시도 그립다”며 “당신은 우리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이라고 그리워했다. 정 총리는 참여정부에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산업부장관을 지냈고, 정세균(SK)계를 구축했지만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워 ‘범친노’ 좌장으로 꼽혔다.
정 총리는 “지금 대한민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며 “돌이켜보면 2003년 참여정부 때도 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전쟁 치르듯 방역했던 경험이 지금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사스 종식 후 위기관리센터 신설과 질병관리본부 출범으로 견고한 예방책을 마련한 것은 앞날을 미리 내다본 노 전 대통령의 혜안”이라고 치켜세웠다.
정 총리는 “17년이 흐른 지금 (질병관리본부는) 질병관리청 승격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살았던 자’와 ‘살아가고 있는 자’는 17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도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대통령님께서 이루고자 하셨던 ‘사람 사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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