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뉴스 앵커 클로징 멘트 통해… 취재윤리에디터 신설 등 약속
채널A가 자사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 간의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부적절한 취재 행위가 있었다며 취재 윤리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시청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지난달 1일부터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해당 사안을 조사해 온 채널A는 22일 저녁 뉴스 ‘뉴스A’ 앵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조사 결과 저희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취재에 이용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명백한 잘못이고, 채널A의 윤리 강령과 기자 준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도본부는 취재 단계의 검증에 소홀했고, 부적절한 취재 행위를 막지 못했다.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채널A는 조사 과정도 설명했다. “저희 기자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 윤리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지난 4월 1일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진상조사위는 대표이사를 포함, 사내 관계자 10명을 대상으로 모두 18차례에 걸쳐 대면 조사를 했다”며 “조사 결과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위원장으로 한 ‘취재 진실ㆍ투명성 위원회’에 제출해 3차례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고 했다.
이미 53쪽 분량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채널A는 25일 자사 홈페이지에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도본부에 취재윤리에디터를 두고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성찰 및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취재 관행을 살펴보고 더 나은 뉴스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청자 여러분께 신뢰 받는 방송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검언 유착 의혹은 MBC가 제기했다. 3월 31일부터 나흘간 ‘뉴스데스크’를 통해 채널A 법조팀 이모 기자의 취재 윤리 문제와 검찰과의 유착 정황을 지적하는 리포트 11꼭지를 내보냈다. 해당 기자가 2~3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기 위해 현재 구속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네 차례 편지를 보내거나 대리인 지모씨를 세 차례 만나 이 전 대표가 대주주로 있던 신라젠과 유 이사장의 관계를 물었고, 이 과정에서 검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과 가족 대상 수사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를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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