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교정시설 수감 사흘 만에 30대 수용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정식 감찰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달 10일 부산구치소에서 30대 신입 재소자가 수감된 지 32시간여 만에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직접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치소 내 폐쇄회로(CC)TV 확인,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인권 침해 의혹과 법령 위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구치소 등에 따르면 벌금 500만원을 내지 않아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고 지난 8일 부산 사상구 부산구치소에 입소한 A씨는 10일 오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입소 과정에서 “3년 전 공황장애와 불면증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 중이나 다음날 벌금을 낼 예정이라 약은 필요없고 공황장애로 혼자 있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구치소는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A씨를 독거실에 수감했다.
하지만 A씨는 9일 오전부터 거실벽지와 전선을 뜯는 등 이상행동을 했고, 구치소 측은 극단적 행동 방지용으로 마련된 보호실에 수용했다. 그럼에도 A씨가 창문을 흔들며 소란을 계속 피우자 오후 3시 50분쯤 손발을 보호장비로 결박했다고 한다.
10일 새벽 5시 40분쯤부터 A씨가 진정된 상태로 보이자 구치소 측은 보호장비를 풀어주고 CCTV로 A씨를 관찰하던 중 A씨가 누워만 있자 오전 6시 58분쯤 의료과 근무자가 A씨 상태를 확인, 응급 상황으로 판단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7시 40분쯤 사망 판정 통보를 받았다.
유족은 구치소가 공황장애를 앓는 수감자를 독방에 두고 손발을 묶는 무리한 조치를 했고, 의식을 잃은 뒤 초동 대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사망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1일 부검했지만 ‘사인 불명’ 소견이 나와 현재 정밀 감정 중이라고 전해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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